제15회 광주비엔날레
D-
제목시민참여프로그램 ‘나도 비엔날레 작가’ 25단체, 1922명 참여…문화역량 확인

자전거로 전시장 연계성 높인 점도 눈길

 2012광주비엔날레에는 중요한 두 가지 축이 있다. 전문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 주전시관이 한 축이라면 또 다른 한 축은 ‘시민작가’를 통해 보여지는 전시 ‘나도 비엔날레 작가, 마실’이다. 이는 광주시민들이 직접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함으로써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문화축제’라는 취지로 도입된 광주비엔날레 시민참여프로그램이다.
 ‘나도 비엔날레 작가, 마실’은 지난 9월3일 전시장소의 한 곳인 광주 광산구 우산동 주민센터 옆 가로수길에서 개막식을 연 후 70일 동안 광주 지역 25개 전시장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며 전시를 펼쳤다.

 △어린이, 노인, 상인 등 참여폭 다양
 올해 ‘나도 비엔날레 작가, 마실’에는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25개 단체가 참여했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 동구 8팀, 서구 4팀, 남구 4팀, 북구 7팀, 광산구 2팀으로, 어린이부터 학생, 노인, 시장상인, 장애인 등 참여폭도 다양했다. 지난 6월말 공모를 통해 25팀이 최종 선정됐고 이들은 두 달 동안 전시 준비를 하면서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았다. 전시에 참여한 광주시민은 1922명에 달한다.
 참여팀인 ‘은빛디카동아리’는 광주 남구 구동에 위치한 광주공원노인복지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60·70대 어르신들로 구성돼 있다. 디지털카메라를 배운 어르신들이 시민작가에 도전장을 냈고, 어르신들은 사진 한 장을 준비하기 위해 먼 곳까지 출사를 나가기도 했다. 사진 보정까지도 자신들이 직접 한 것들이다.
 어려움도 있었다. 8월 태풍 ‘볼라벤’으로 참여팀 중에는 작업실이 침수돼 새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고, 광산구 우산동복지네트워크도 비 때문에 작업이 늦춰지기도 했다. 우산동복지네트워크가 진행한 ‘잉계마을주민들의 꿈’은 잉계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마중물로 우산동에 거주하는 독거 어르신,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장애인, 다문화 여성들이 함께하는 색풍선 던지기 프로그램으로 그들의 바람을 색풍선으로 담장에 그려내는 작업이었다. 날이 흐려 계속해서 작업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기도 했지만 다양한 계층들이 참여해 서로를 알고 작업하면서 따뜻한 공동체를 향한 한걸음을 내딛었다.
 학생들에게 이번 프로그램 참여는 좋은 자양분이 됐다. 우제길미술관 옆 소공연장에서 지역 학생 10여 명은 청소년의 생각과 몸짓을 담아 메시지를 남기는 ‘14세의 몸짓’이라는 전시를 보여줬고, 전남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 350명은 지구온난화, 환경문제 등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 작품과 미래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을 제시했다. 래미예술학교는 ‘꿈’에 대해, 성덕고등학교 미술부는 대인시장을 찾아 시장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응원을 보내는 전시를 진행했다. 지역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개인적인 느낌과 생각들을 전시로 구성해보면서 예술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렇듯 25개 단체가 참여해 일상의 문화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광주 곳곳에 문화향기를 퍼지게 한 ‘나도 비엔날레, 작가’ 우수작 심사에서 한새봉두레 ‘농(農)의 미학'(일상으로서의 농(農)이 품은 철학과 예술)이 최우수상을, 사랑방손님과언니들 '꿈꾸는 사랑방에서 이랬으면 Go~go'가  우수상을, 아트주 ’양림동 인상‘과 1318 해피존 인디고아이들 ’꿈을 품은 인디고‘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나도비엔날레작가: 마실'의 참여팀인 '한새봉두레'팀이 작품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2012)>


△‘달리는 마실’ 체험프로그램 만족도 높아
 25개 전시장을 자전거 등으로 둘러볼 수 있도록 지난 9월15일부터 매주 토요일 진행된 ‘달리는 마실’은 광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전시장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광주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장 구역별로 나눠 9월15일, 9월22일, 10월6일, 10월13일, 10월20일, 11월3일 모두 6차례 진행됐다. 프로그램에는 화순 하리학교 어린이들, 광주YMCA싱싱바이크, 빛고을구르미, 젊은 활동가들, 양산 창조학교 아이들, 기아바이크 등 98명이 참가했다.
 둘러보는 전시장 별로 전시 주제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돼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화순에서 온 어린이들은 양동시장 가동 옥상에 마련된 전시장을 찾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광주청소년문화의집 전시장에서는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싱싱바이크는 대인시장 먹자골목의 전시장을 방문해 30년 전 시장의 추억에 잠기기도 했고, 그 시절 단골이었던 상점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또 광주역 무인자전거주차타워 내 관리실에 마련된 빛고을구르미길찾기 전시장에서는 자전거 타기 활성화와 관련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시장에서는 이야기가 오갔고, 훈훈한 정도 오갔다. 광산구노인복지관 ‘더불어 樂 카페에는 60~80대 어르신들이 평생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결혼사진, 첫아이 배냇저고리, 부모님이 물려준 물건 등을 전시하고 있는데, 지난 10월13일 ’달리는 마실' 프로그램이 진행됐을 때는 참가자들에게는 팥죽이라는 선물이 안겨졌다. 복지관에서 준비한 것으로 달리는 마실 참가자들은 어르신들의 추억에 빠지며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고, 팥죽으로 어르신들의 따뜻함까지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마실은 25개 전시장을 자전거로 둘러보는 '달리는 마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문화축제’ 가능성 확인
 작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 광주라는 공간에서 예술을 발견하고 그것을 전시로 풀어놓은 ‘나도 비엔날레 작가, 마실’. 달리는 마실 프로그램까지 모두 2000여 명이 넘는 광주시민들이 참여해서 의미 있다. 또한 25개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18만 여명에 달해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문화축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나도 비엔날레 작가, 마실’의 강보선 프로그래머는 “시민들의 문화역량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전시였다”며 “시민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전문작가의 영역이 아님을 감안해 그들의 노력과 숨결을 봐주는 문화가 자리잡고, 이런 프로그램이 꾸준히 진행된다면 광주의 문화예술활동이 더 풍부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도비엔날레작가:마실'의 참여팀인  광산구노인복지관은 복지관 ‘더불어 樂' 카페에 어르신들이 평생
  살아오면서 가장 소중하게 간직한 물건을 전시했다.>


<문의 (재)광주비엔날레 홍보사업부 : 062-608-4222>

 

[덧붙임]. 보도자료 파일 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