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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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귀성길 발길 붙잡네! 추석 연휴 눈여겨 볼 작품

 한국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 고향 찾은 시민들에게 광주비엔날레 전시는 다양한 부대 행사와 함께 문화향유 및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질적으로 9월 28일부터 시작돼 징검다리 연휴를 끼고 10월 3일까지 하루 만 명이상의 인파를 불러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연휴 동안 가족, 친구들과 함께 비엔날레 전시장 및 무각사, 광주극장, 대인시장 등을 찾은 관람객들이 눈여겨 볼만한 작품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을지 알아본다.

 


<마이클 주 작가의 작품 '분할불가' - 광주비엔날레 제 1 전시실>

▲ 비엔날레 전시장
 사회·정치·문화 전반의 첨예한 이슈를 다루는 회화 작품과 미디어 작품, 인문학적 지식을 내포한 교육적인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광주비엔날레 1전시실에서는 먼저 시각적으로 눈을 사로잡는 마이클 주 작가의 <분할불가>, 벤자민 암스트롱의 <마법사들>이 주목을 받는다. 108개의 방패와 점토로 만든 오브제들이 연결돼 있는 분할불가는 광주의 5·18민중항쟁,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시민운동들과 연관된 작업이다. 벤자민 암스트롱의 <마법사들>은 마치 숨을 쉬는 듯한 유기체적인 오브제를 시각화하면서 비가시적인 에너지와 생명의 힘을 형상화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1전시실에서는 이밖에도 중국의 첸 샤오시옹, 한국의 김홍석, 일본의 오자와 츠요시가 2006년에 결성한 프로젝트 기반의 협력그룹인 시징맨이 비엔날레에 새롭게 선보이는 <서경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서경 이민국(Welcome to Xijing: Xijing Immigration Services)>라는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 작품은 비엔날레 ‘입장권’만으로는 관람할 수 없는 것으로 작품을 관람하기 전 “환하게 미소를 짓거나 호탕하게 웃어야” 또는 “노래를 한 곡조 불러야” 또는 “매력적인 춤을 추어야” 입장가능하다.
 시징맨은 북경(北京)과 남경(南京)은 중국에, 그리고 동경(東京)은 일본에 위치하지만 지구상 어디에도 서경(西京)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착안, 자신 스스로를 서경인(西京人), 곧 시징맨(서경인)으로 명명하고 서경이라는 도시를 둘러싼 가상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서경을 전시장 안으로 들여오는 이들의 작업에서 관람객들은 실제 국경을 넘을 때와 같이 서경의 ‘여권’ 심사대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 때 엄격하고 까다로운 통상적인 여권 심사 방식 대신, ‘미소, 웃음, 노래, 춤’ 등을 통한 입국을 경험함으로써, 이 발상의 전환에 대해 관람객들이 신선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중국 미술사학자인 제임스 캐힐은 이번 비엔날레에 총 7부로 구성된 <순수하고 객관적인 관점: 초기 중국 회화 구상>이라는 제목의 이 강의 시리즈를 출품했다. 초기 중국 회화를 주제로 한 제임스 캐힐의 온라인 강의는 단순한 교육 프로젝트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캐힐이 중국 전통 예술을 수십 년간 조사하고 연구하여 축적한 아카이브인 이 온라인 강의는 현대 시각미술을 진단하는 족적으로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재편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3전시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아랍세계 출신의 단원들로 구성된 <웨스트 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이하 WEDO)>를 다룬 다큐멘타리 영상도 비엔날레 전시작 가운데 하나다.
 이 작품은 국경을 초월한 문화적인 협력이 플랫폼을 포착해 영상으로 담아냈다. WEDO가 시각예술 비엔날레라는 맥락 속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작품은 아카이브 설치 형태로 보여지게 된다.(4전시실)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세상의 저편’은 지난 9월 6일 비엔날레 개막일, 눈예술상을 수상하며 한층 주목 받았다. 친숙한 한국 배우들(이정재, 임수정)이 나오기도 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다가올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여서 관람객들의 호응이 좋은 영상 작품이다. (4전시실)

 


<아브라함 크루비예가스 작가 작품 '자동건축 작업실: 비효율적인 땜질 워크숍: 극장 뒤 무료 상담' - 광주극장 사택>

▲ 광주극장, 광주극장 사택
 광주극장과 사택에는 공간적 특성을 살려 광주극장의 역사와 광주 지역의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녹여낸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포트폴리오 공모로 비엔날레에 첫 데뷔하는 조현택 작가는 오래된 영사기가 돌아가고 아직도 손으로 그린 영화 포스터가 걸리는 향수와 예술이 공존하는 이 오래된 극장에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세친구’ 등 어느 청년의 이야기를 조명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작품을 통해 자유와 의무의 중간 지점에 있는 청년기를 조명한다.

 각가 겸 문학가로 활동하는 멕시코 출신의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는 1930년대 지어진 광주극장의 사택에서 3주간 거주하며 '자동건축 작업실: 비효율적인 땜질 워크숍: 극장 뒤 무료 상담'이라는 작업을 진행했다. 작가가 사용하는 집은 집으로서의 기능에서 소규모 가내수공업 공간으로 전환되었다가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공간이다.  집으로서의 기능이 중지된 공간과 그 장소에서 발견된 물건에 노동력을 가하여 작업을 이루고 공간을 바꾸어가는 작업이다. 이 진행과정에서 크루스비예가스는 젊은 작가, 사상가, 음악가 등과 워크숍 등을 통해 교류 하며 공간을 완성했다. 광주 사택의 역사와 그의 작업이 어우러지면서 죽은 공간에 강력한 예술적 색채가 더해졌다.



<딕 베르뒬트 작가 작품 '미소와 문, 2011', 대인시장 내 전시장>

▲ 대인시장
 대인시장 전시에는 광주지역의 다양한 커뮤니티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딕 베르뒬트의 ‘미소와 문, 2011’은 인간의 ‘이중성’을 꼬집고자 했다. 대인시장 안의 한 가게를 작업 공간으로 활용한 그의 작품에 대한 첫 느낌은 ‘몽환적’이라는 것이다. 천장과 바닥을 포함한 모든 벽면은 노란 장판으로 처리됐다. 밖에서 보면 시장 안의 여느 상점과 다르지 않지만 상점 안은 치과병원의 간호사들이 흰 이를 드러내며 웃는 일러스트적 요소들을 활용한 베르뒬트 만의 환상과 현실이 결합한 재밌는 공간이다.



<볼프강 라이프 작가 작품 '망망대해' - 무각사 내 전시장>

▲ 무각사
 무각사에는 불교적 정신, 만남과 인연 등 사람들에게 잠시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명상적 작업들이 주로 선을 보인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볼프강 라이프는 무각사 문화관 안에 ‘망망대해’를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절에서 재배한 쌀 더미들과 자신이 직접 모은 헤이즐넛 꽃가루를 쌓은 것들로 구성된다. 밀랍과 우유, 꽃가루와 쌀은 생명과 재생을 상징하고 있다. 그가 사용하는 단순한 재료와 행위들은 서구의 미니멀리즘을 연상시키기보다 본질적인 삶의 의미와 사물들 간의 상호연관성이라는 전체론적인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한국작가 우순옥은 광주 무각사 내에 있는 여덟 개의 작은 명상의 방들을 하나로 이어 구성한 ‘아주 작은 집 - 무각사(색의 방, 2012)’을 전시하고 있다. 부분이 전체를 이루고 전체가 곧 부분이라는 불교 철학에 기반한 작업이다. 여덟 개의 방으로 통하는 창문이 스크린이 되어 그 위로 마치 빛이 호흡을 하듯 여덟 가지 다른 색들이 서서히 떠오르고 다시 사라진다.
 이 두 작품은 한 공간에 전시되면서 명상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제니 홀저 작가 작품 '광주를 위하여', 서구문화센터 맞은편 전광판 전시>

▲ 서구문화센터
유동인구가 많은 서구문화센터 맞은편 전광판에도 작품이 전시되는 중이다. 시민들과 광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영상과 텍스트를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선사하는 작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광주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기존 전광판을 이용한 홀저의 작업 ‘광주를 위하여(For Gwangju)’는 다양한 문화적 매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도심 속으로 침투한다. 도시 속의 전광판은 광고나 뉴스 등을 전달하는 장소로, 소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지와 텍스트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는데, 영어와 한글로 구성된 이 텍스트들은 전광판의 광고나 뉴스 사이사이에 흘러나오면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편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66일간 열리는 2012광주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무각사, 광주극장, 대인시장, 서구문화센터,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용봉생태습지(용봉제) 등 광주시내 전역에서 펼쳐진다. (문의 : 광주비엔날레 전시팀 062-608-4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