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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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월간 GBS (글)] 6월_김가원_안녕(adieu)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안녕(bienvenue)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안녕(adieu)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안녕(bienvenue) 제15회 광주비엔날레!

: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의 저서로 살펴보기

 

김가원

 

장맛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요즘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폐막을 앞두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서포터즈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선임된 2021년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장장 16개월간의 여정을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했습니다. 그 과정동안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준비에서부터 개막과 폐막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참여하고 기록하면서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그 과정을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광주에서 태어나 시각문화큐레이터전공을 하고 있는 저로서 이 활동은 광주라는 지역에 대한 이전의 생각을 곱씹게 하고, 광주와 예술의 다양한 면을 마주하며 현재를 변화시켰으며 앞으로 저의 향방을 구체화시켰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비엔날레는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역대 최장기간 열려 다양하고 여유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폐막은 빠르게만 느껴집니다.

 

아쉬움도 잠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당초 예정됐었던 2024년에 개최됩니다. 내년은 광주비엔날레가 서른살을 맞는 해 이기도 합니다. 공자는 30살을 ‘이립(而立)’이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뜻을 세우고 설 수 있는 나이라는 의미지요. 서른살의 광주비엔날레 역시 세계 속에 광주발(發) 현대미술의 위상을 우뚝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30주년 광주비엔날레를 이끌 예술감독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큐레이터이자 비평가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가 선임되었습니다. 주제는 《판소리 - 21세기 사운드스케이프》(PANSORI -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로 한국 전통 음악 ‘판소리’ 은유 삼아 전시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니콜라 부리오를 접하게 된 계기는 학교 과제로 책을 고르는 중 눈에 띄어 니콜라 부리오의 『래디컨트』(The Radicant)를 읽게 되면서입니다. 책에서는 현재의 미술을 래디컨트(radicant), 즉 담쟁이덩굴과 같이 어떤 표면이든 상관없이 부착시키는 형태로 설명합니다.1) 동시대미술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당시 저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와 지금까지도 여운이 남습니다. 깊은 울림을 준 책의 저자가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반가웠던 이유입니다. 한국에 소개된 니콜라 부리오의 저서로는 제가 읽었던 『래디컨트』(2013) 뿐만 아니라 『관계의 미학』(2011), 『포스트프로덕션』(2016) 『엑스폼』(2022)이 있습니다.

 

대표저서인 『관계의 미학』(2011)에서 독일 철학자 마르크스에 의해 사용된 ‘틈’이라는 개념을 사용해 예술이 사회의 틈 속에서 자유로운 공간과 시간을 창조하는 상호 인간적 교류를 하며 ‘만남’의 상태임을 강조합니다.2) 『 래디컨트 』(2013)에서는 래디컨트 개념과 함께 ‘이동성’으로 현재의 미술을 설명하고 『포스트프로덕션』(2016)은 재생산으로 새로운 형식을 보여주는 활동을 DJ나 프로그래머에 비유하여 미술의 현상황을 살핍니다.3) 최근 저서 『엑스폼』(2022)에서는 이분법적으로 분리된 가치의 상하관계의 유기적인 전환을 ‘엑스폼’이라는 개념으로 탈중심화 논리를 주장합니다.4) 그의 저서는 익숙한 개념을 미술과 연결해 새롭게 해석하면서 당시 미술에 대한 비평을 남깁니다. 그의 글은 단순히 미술 자체뿐만 아니라 당대의 작품과 다양한 이론, 사회 등 다양한 현상을 다뤄 동시대성을 띕니다. 이로써 니콜라 부리오는 개념을 통해 자신의 ‘비평’과 체화하여 미술 흐름 속 자신도 물결로 함께 부유하죠.

 

니콜라 부리요가 가장 인정을 받는 점은 앞서 언급했듯 큐레이터로서 예술 현장과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자신의 이론에 설득력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점이 『관계의 미학』에서부터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주목했던 이유입니다. 더욱이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된 니콜라 부리오가 궁금해지는데요. 다음으로 이어지는 글에서 조주아 서포터가 니콜라 부리오의 발자취와 주제 발표로 비춰진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주목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만큼 제15회 광주비엔날레에 기대와 응원 담아 서포터즈를 마무리를 맺어봅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다시 만나요!

 

참고 문헌

니콜라 부리오, 『관계의 미학』, 현지연 옮김(미진사, 2011).

니콜라 부리오, 『래디컨트』, 박정애 옮김(미진사, 2013).

니콜라 부리오, 『 포스트프로덕션 』 , 정연심 ・ 손부경 옮김(그레파이트온핑크, 2016).

니콜라 부리오, 『엑스폼』, 정은영・김일지 옮김(현실문화연구, 2022).

1) 니콜라 부리오, 『래디컨트』, 박정애 옮김(미진사, 2013), 71.

래디컨트 개념은 기존 모더니즘의 특징으로 제시한 정체성뿌리박음(identitarian enrootedness), 모더니스트의 급진성(radical)과 구별하기 위한 개념이다.

2) 니콜라 부리오, 『관계의 미학』, 현지연 옮김(미진사, 2011), 25~26.

책에서 저자는 “예술 작품은 예술의 상업적 특성과 의미론적 가치를 넘어 사회적 틈의 전형이다” 언급하며 자본주의 경제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칼 마르크스의 ‘틈’ 개념을 인용했다.

3) 니콜라 부리오, 『포스트프로덕션』, 정연심・손부경 옮김(그레파이트온핑크, 2016),56~64.

저자는 DJ의 작업이 서로 유동적으로 연결되고 생산할 수 있는 점을 주목하여 포화된 사물 속에서 작업의 홉합 및 결합은 문화적 생태계(cultural ecosystem)임을 제안했다

4) 니콜라 부리오, 『엑스폼』, 정은영・김일지 옮김(현실문화연구, 2022), 11 

“추방 행위와 그에 수반되는 쓰레기는 엑스폼이 출현하는 지점이며, 바로 여기에서 미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사이에 진정으로 유기적인 연결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