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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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월간 GBS (글)] 6월_조주아_안녕(adieu)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안녕(bienvenue)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안녕(adieu)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안녕(bienvenue) 제15회 광주비엔날레!

; 니콜라 부리오의 예술적 실천과 방향성

 

조주아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뒤를 이어 다가오는 2024년 9월에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개최 소식을 알렸습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니콜라 부리오는 그동안 2009년 테이트 트리엔날레 (Tate Triennial), 2014년 타이페이 비엔날레(Taipei Biennial), 2019년 이스탄불 비엔날레(Istanbul Biennial) 등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면서 이미 세계무대에서 이론적 토대와 실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입니다. 늘 새로운 작업으로 역사와 현재를 재창조하는 비엔날레의 특성상, 니콜라 부리오의 예술 철학이 어떤 문화 담론을 지향할지 매우 기대되는 시점인데요.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와 방향성을 탐구하기 전에 그의 이론적 실천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합시다.

 

“예술(전시의 형식으로 나타나며 회화와 조각에서 파생된 실천들)은 이 근거리 문명의 표현에 있어 특별하게 유리한 것으로 드러난다. 왜냐하면 개인을 자신의 사적인 소비 공간으로 돌려보내는 텔레비전이나 문학과는 달리, 또한 일방적인 이미지 앞에서 작은 공동체를 형성하는 연극 공연장과 영화관에서와 달리 예술은 관계의 공간을 공고하게 하기 때문이다.” - 니콜라 부리오, 『관계의 미학』 中

 

위 문장은 니콜라 부리오의 저서 『관계의 미학』(2011)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니콜라 부리오의 ‘관계의 미학’ 이론은 오늘날 동시대 미술 영역에서 나타나는 전반적인 현상들을 규정하는 이론적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의 이론은 관계, 매개, 참여, 상호작용 등 현대미술에서 나타나는 특정 현상을 비롯하여 과학 및 기술 발전을 통한 여러 가지 예술 실험과 실천 유형들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그동안 설명되지 않았던 현대미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현대미술이 과거의 미술사 이론에 의지되어 수많은 오해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걸 인식하고, 이를 둘러싼 모든 관계에 주목해 이론적 담론의 결핍을 해소한 것이죠.

 

그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역시나 ‘공간’에 주목합니다. 지난 26일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니콜라 부리오는 코로나19 이후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의 화두가 된 ‘공간’ 문제를 ‘판소리’라는 한국의 특수한 음악 형식으로 은유해서 표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공간’과 ‘판소리’의 관계는 곧 주제의 본질이 됩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는 17세기 등장한 한국의 음악 형식인 판소리로, 동시대 공간과 더불어 전지구적 차원에서 관계되어 있는 사회 문제들을 탐색할 예정에 있습니다.

 

비엔날레는 예술적 실천을 통해 오늘날 다변화하는 사회상을 점검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시간입니다. 과거의 소리로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건, 그동안 비엔날레의 임무를 훨씬 넘어서는 특별한 시도가 될지도 모릅니다. 비엔날레는 늘 과거보다 미래와 더 관계가 있었으니까요. 과거와 미래가 공적 공간에서 어떤 감각과 지각을 깨울지 매우 궁금해지지 않으세요? 여러분을 다시 한 번 광주비엔날레로 초대합니다. 안녕(adieu)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안녕(bienvenue) 제15회 광주비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