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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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2월_조주아_아르헨티나와 한국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찾아서: 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아르헨티나와 한국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찾아서: 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 특

별전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조주아 

 

 

현재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축제의 장이 한창입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온 국민이 거리에 나왔기 때문인데요. 지난 12월 19일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아르헨티나와 프랑스가 무승부로 접전을 펼치다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가 4-2로 승리를 차지하며,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팬들도 아르헨티나 우승을 축하하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던 한주였습니다. 덕분에 평소 생소했었던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식을 함께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또 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광주비엔날레를 함께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광주비엔날레가 주관한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인 가까운 미래의 신화가 12월 2일 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와 5·18민주화운동의 접점을 찾아가기에 앞서 5·18민주화운동특별전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던 2020년에 광주비엔날레가 주관하여 시작된 대장정 전시 프로젝트입니다. 이미 타이베이·서울·쾰른·광주·베니스를 거쳐, 이제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이어진 전시로 그 성격은 ‘광주정신’을 띠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광주정신’을 함께 나란히 두고 볼 수 있다니. 조금 어색하시다고요?

 

사실 아르헨티나는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한국과 같이 민주주의를 향한 위협에 맞서 싸워온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 부에노스아이레스는 1970~1980년대 군사 쿠데타로 민주정부가 실각되고 계엄령이 발동되면서 국가 주도의 테러행위가 자행되었던 곳으로, 광주와 흡사한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민주화 과정을 광주와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양국의 민주화 과정이 유사하다는 점은 결코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한국보다 훨씬 앞선 1816년에 독립을 선포하였는데요. 그러나 1930년부터 1983년까지 군부가 정치에 개입하면서 합의에 의한 지배보다는 강제력에 의한 지배와 정부의 정통성이 결여된 집정관 체제의 사회였습니다.

 

그러나 1983년 10월, 30여년 만에 급진시민연합의 대통령 선거 승리로 민간정부가 출범하게 되며 군정청산을 추진하게 되었고, 이에 1989년 5월 페론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있는 정의당에게 정권이 넘어가게 되어 최초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이후 1995년에는 평화적으로 대통령 선거를 치루게 되어 정의당이 재집권된 역사가 있습니다.1)

 

이처럼 역사적 사실로 미루어 볼 때, 특정한 역사적 사건들을 재창조한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전시가 무척 궁금해지지 않으신가요? 과연 다층적인 시각 언어로 형상화되었더라도, 모두 같은 ‘광주정신’을 공유하고 있을 테니까요.

 

인류의 역사를 이해하는 일이란 어쩌면 큰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비록 8강 진출에 실패했더라도 우리가 아르헨티나의 우승에 진심으로 기뻐하고 웃을 수 있는 건 앞서 먼저 16강 진출의 기쁨을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월드컵 우승으로 인해 그들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할지 ‘공감’할 수 있습니다. 역사도 마찬가지일 테지요. 오늘날 예술의 실천으로 우리는 이러한 공감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네 명의 한국 작가들과 네 명의 아르헨티나 작가들이 참여합니다. 아르헨티나와 한국의 연결고리를 찾아, 지금 바로 떠나볼까요?

 

 

1) 홍득표, 「아르헨티나의 민주화 과정과 한국」, 『국제정치논총』, (서울: 國際政治論叢 제38집 제3호), 38(3), 309-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