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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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2월_박명지_전시와 관객이 만나는 방법

전시와 관객이 만나는 방법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즈 박명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마스크와 거리두기, 온라인화와 같은 변화를 안겨주었습니다. 전국의 공공 미술 기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발했던 당시 개최 예정이었던 국내 아트페어, 비엔날레 등 수많은 미술 행사들이 대부분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이후 잠정 휴관 및 사전 예약 및 관람 인원 제한 조치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관객과 작품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날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미술 기관들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공식 홈페이지 내 '디지털 미술관'이란 메뉴를 신설하고, 그 안에 <큐레이터 전시 해설>, <MMCA 라이브>, <MMCA 소장품 이야기>, <MMCA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큐레이터 전시 해설>은 전시와 관객이 직접 만날 수 없던 시기, 전시 관람 기회를 제공하며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혔습니다. 특히 코로나19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기획전시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은 온라인 개막 후 12만 명 관람했으며, 해외 유수의 언론으로부터 '세계 10대 온라인미술관'에 선정되었습니다.1)

 

전시장에서 펼쳐지는 뮤지션의 공연을 담은 <MMCA 라이브>는 잠재 관람객을 미술관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가수, 첼리스트, 현대무용단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전시의 만남이라는 새롭고 신선한 시도는 관람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참여 아티스트의 팬층은 이들의 참여소감과 인터뷰 답변에 언급된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으며 자연스레 미술에 빠지게 됩니다. 이렇듯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대대적인 전환은 온라인에서의 미술 경험을 확장할 뿐 아니라, 2030의 미술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익숙한 디지털 환경에서 손쉽게 전시를 접하면서 높게만 느껴졌던 미술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입니다.

 

이숙경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지난 11월에 열린 <GB X ARKO 토크>에 패널로 참석해, 관람객 층위의 다양화를 위해선 미술관에서 관람객이 얻는 경험에 대해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관람객이 미술을 진정으로 느끼는 경험을 가져야만, 이후의 미술 향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는 온라인으로 전환을 통해 예술을 접한 2030세대가 거리두기 이후 미술관에 더 자주 등장하는 현상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미술관은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예술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조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술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공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는 어떤 전환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불어넣을까요? 2023년 4월 7일에 함께 확인해보아요.

 

1) 국립현대미술관(2022.04.06).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 새로운 3년 미전 및 중점방향 발표".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