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D-
제목7월_김가원_ACC로의 광주 예술 여행

ACC로의 광주 예술 여행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김가원

 

 

6월 한 달 동안 기말고사 준비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시험에 몸도 마음도 지쳐갈 때 즈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전시소식에 몸이 근질거렸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미술관 도장깨기’를 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초여름의

계절이 무색하게 연일 30도 이상을 기록했던 날씨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었습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주제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가 연상되는 전시 ‘아쿠아 파라디소(Aqua Paradiso: 아쿠아 천국)에서 먼저 시원하게 물세례를 받은 후 올 여름방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9월2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3·4관에서 열리는 ‘아쿠아 파라디소’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프랑스 출신 작가 11명의 작품 14점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에서 가장먼저 관람객을 맞은 작품은 리경

작가의 매체 예술 폭포였습니다. 제주 천지연 폭포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실제로도 천지연 폭포를 빛과 소리로 재해석했다고 합니다. 작품 아래 가만히 서 있어보았습니다. 마치 폭포수 아래에서 물줄기를 맞는 듯 시원하게 씻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작품명 ‘나의 환희는 거칠 것이 없어라’에서 알 수 있듯 백남준 작가의 음반 제목을 차용함으로써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를 기리는 의미를 가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리경 작가의 작품으로 일종의 정화 작업을 거쳐 전시장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프랑스 작가 아드리앵 엠(M)과 클레어 비(B)의 ‘아쿠아 알타-거울을 넘어서‘가 있었습니다. 대홍수 속에 펼쳐지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증강현실(AR)로 담은 이 작품에선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두가지의 결과물인 사람과의 관계,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인간과의 유대와 자연재해에 대한 심각성을 고심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전시는 무등산 생태와 경양방죽 인공호수의 역사, 타

이완의 대홍수 신화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 등을 통해 기후와 생태계 위기를 이야기 합니다.

 

전시는 무료입니다.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하여 개관하고, 전시해설도 진행한다고 하니 놓치지 말고 꼭 관람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랜 시간 전시를 보면 지치기 마련이죠. 그럼 야외로 발길을 돌려보세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먼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즉 ACC를 간단히 소개해볼까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서구중심이었던 사회에서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문화와 더불어 아시아 문화를 알리기 위한 기관으로 출범하였습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광주를 넘어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데 동력을 가했다는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5·18의 성지인 광주에 설립되었습니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건축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예술극장, 문화창조원, 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 민주평화교류원으로 구성되어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있는 민주평화교류원

보다 더 낮은 곳에 위치해있습니다. 광주에서 형성된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는 어떤 곳보다 높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또 녹지공간이 부족한 광주에서 무등산의 경관을 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재 형태로 설계되어졌다고 합니다.

현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문화창조원, 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 야외 미디어 스크린 등을 통해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앞서 이야기 했던 물의 서사와 인간과의 관계를 풀어낸 ⟪Aqua Paradiso⟫전시 뿐 아니라 지구의 연대

기를 뉴미디어 콘텐츠로 선보인 ⟪지구의 시간⟫, 한국민중미술 특별전, 유에민쥔 전시, 민주항쟁 기획전, 키자니아 특별전, 저녁 산책을 하며 즐기는 미디어파사드 전시를 구경하기에 하루로는 부족할 정도입니다. ACC에서 진행하는 빅도어 시네

마, 문화예술교육은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고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합니다.

 

광주비엔날레와도 협업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12회,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각각 GB커미션과 파빌리온 프로젝트 전시장소로 ACC전시장이 사용되면서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국제행사로서 광주를 더욱 주목시켰습

니다.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비엔날레의 펼쳐내는 동시대성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서 파생된 예술문화의 운동이라는 점에서 지향점이 비슷합니다. 이러한 방향은 광주가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적 특성이자 강점

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베니스에서 개최되는 비엔날레 역시 베니스 전 지역에서 진행되는 축제로, 그 지역에서는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로 발전되었는데요. 광주비엔날레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다른 광주의 장소를 활용하여 광주 전역에서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질 날을 기대해보게 됩니다.

 

광주비엔날레와 광주 소재 문화기관들이 함께 행사를 꾸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광주의 예향은 이미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의 광주의 문화예술의 움직임이 더욱 궁금해지고 기대됩니

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로 치유 받고 즐길 수 있는 도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내년에 개최될 제14회 광주비엔날레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커넥션으로 광주 전체가 활기를 띨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참고자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https://www.acc.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