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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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7월_정하선_광주폴리-투어와 리뉴얼 프로젝트

광주폴리- 투어와 리뉴얼 프로젝트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정하선

 

 

지난달 7월 5일. 광주비엔날레 서포터즈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매달 컨텐츠를 만들어냈지만 기획회의도, 피드백도 모두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직접 대면하는 것은 발대식 이후 처음입니다. 이번 만남은 '광주폴리 투어'를 위해 이루어졌는데요. 광주 구도심 일대를 중심으로 9개 폴리를 돌며 그 의미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광주의 옛 읍성 터마다 자리잡은 광주폴리I의 모습을 보며 광주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답니다.

 

제가 이번 폴리투어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폴리가 정말 그 공간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점이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폴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익숙하지 않고 그 의미를 쉽게 짐작할 수 없지만 지역인들이 느끼기에 광주폴리는 꽤나 익숙하게, 또 자연스럽게 그 공간에 자리잡아 있었습니다. 이게 광주폴리구나, 라는 인식이 없을 수는 있더라도 말이죠. 저부터도 자주 지나치며 그 자체로 너무 익숙했던 장소가 알고보니 폴리!라는 늦은 깨달음을 얻기도 했습니다.

 

폴리(Folly)의 건축학적 의미는 "본래의 기능을 잃고 장식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입니다. 하지만 광주폴리는 단순 장식적 역할을 넘어서 "기능적인 역할까지 아우르며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건축물(광주폴리 누리집)“로 기대되며 2011년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일환으로 만들어져 2013년에 독립적인 프로젝트로 자리잡았습니다. 광주폴리 프로젝트는 ‘역사성’에서 시작해 ‘인권과 공공공간’ ‘도시의 일상성’ ‘광주다움’ 등 매 프로젝트마다 신선한 주제와 함께 작품들을 선보여 왔습니다. 지금 광주폴리 5차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걸 보면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난 것이 느껴집니다. 최근 광주비엔날레는 ‘광주폴리 리뉴얼프로젝트’로 기존 작품에 새로운 작품을 더해 그간 쌓아온 광주폴리를 되돌아보며 관리 한계를 보완하고, 가치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박재영 작가의 '스핀-오프: 포털'과 오석근 작가의 작품 ‘산수동’, 총 2개의 작품입니다.

 

먼저 박재영 작가의 '스핀-오프:포털'은 1차 광주폴리 '광주사람들'을 옆에 만들어진 공공벤치 작품입니다. 기존 폴리인 나데르 테라니의 '광주사람들'은 복잡해보이는 사거리에 살아 움직이는 나뭇가지, 빛과 함께 어우러져 광주와 광주사람들을 설명하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졌지만 철제 재료가 여러 직선으로 엉켜있어 다소 딱딱하고 날카로워보인다는 부정적 평가가 있었습니다. 박재영 작가의 ‘스핀-오프:포털’은 둥글둥글한 모양과 밝은 색감을 가진 공공벤치로 ‘광주사람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보완해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새로운 조형과 곡률로 보행자의 위치에 따라 다른 형태와 색상을 경험할 수 있는 '다시점 조각'이 특징입니다. 광주 원도심의 기억과 역사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광주사람들’을 재해석했다는 점이 눈여겨 볼 만 합니다. 지금은 이 작품이 구내이발소 앞에 위치하지만 오는 9월에는 횡단보도쪽으로 옮겨 쉼터로서의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광주폴리가 단순 장식이 아닌 광주시민의 일상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른 작품인 오석근 작가의 작품 ‘산수동’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약 3개월간 촬영한 산수동 골목길의 사진을 광주폴리III 작품인 ‘꿈집’에서 전시하는 형태입니다. 산수동은 과거 많은 사람들의 주거공간이 밀집한 동네였지만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쇠락하기 시작했고 작가는 이런 산수동이 급속한 재개발로 과거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리기 전에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작품은 아침, 낮, 저녁, 밤 시간에 따라 하루동안 달리 보이는 여러 골목골목을 찍은 수 천장의 사진 중 예술성과 기록가치가 모두 있는 사진들로 선별해 만들어졌습니다.

 

3차 광주폴리 작품인 ‘꿈집’에서 사진을 전시하는 이유 또한 특별한데요, 산수동과 인접한 ‘꿈집’의 지리적 특성이라는 점과 또, 한때 산수동이 수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집, 즉 ‘꿈집’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작품들과 기존 작품이 결합되어 더욱 광주에 녹아드는 광주폴리를 만드는 리뉴얼프로젝트! 여기서 주는 새로움은 기존 폴리 의미를 더할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5차 광주폴리조차도 기다려지게 하는데요. 여러분도 광주폴리투어, 리뉴얼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돌아보시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