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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비엔날레 중 나만의 원픽은?
: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다시보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임영택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제13회 광주 비엔날레, 지난해 광주비엔날레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예정보다 일 년 늦게 열렸고, 당초 계획했던 기획보다도 다소 축소됐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40여일의 전시기간동안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비엔날레로서 지구적 이슈와 이에대한 답을 충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과 정치적 상황에 주목해왔던 이스탄불 출신의 큐레이터 데프네 아야스와, 다양한 국가의 대형 전시 기획 경력이 있는 인도 출신 큐레이터 나타샤 진발라, 이 두 예술감독의 큐레이팅 하에 조성되었습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라는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려는 듯 지구 단위 생명체의 회복, 공동체의 생존, 상처의 치유 등의 박애적 시선이 더욱 돋보였지요.
두 예술감독은 지구라는 공동체의 위기의 원인을 자본주의에 의한 무분별한 세계화, 실존의 디지털화 등으로 지목하고, 이에 대한 방안으로 토착적이고 민속적인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김상돈의 <카트>, 페르난도 팔마 로드리게즈의 <우리의 존경하는 나비소녀> 등의 작업에서처럼 자본주의의 오브제들로 구현하는 기념물들이 그 대표적 사례가 됩니다.
쉽게 넘나들 수 있는 커튼으로 공간을 나누고, 전시장에서 때때로 마주하는 20세기 민화들을 통해 서구 근대기와 대비되는, 아시아적 역사쓰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오우티 피에스키의 애보리지널 아트(Aboriginal Art)나, 바지날 데이비스의 <빵으로 만든 부정한 마리아> 등의 작품을 통해 서구사회의 소수자에 대한 작업도 자연스럽게 내포하고 있었죠.
구 국군광주병원에서 조성된 전시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역 트라우마를 과장해서 꾸미거나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역사의 순간에 예를 표하는 작업들은 병원 내의 안온한 습기처럼 따뜻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예술감독들의 기획이 다소 강렬해 대부분의 작업들이 독립적인 힘을 갖기보다는 하나의 예술작품의 부분처럼 느껴졌던 점입니다. 또 코로나 위기를 무속적이고 토속적인 힘으로 치유하자는 발상 또한 설득력이 의심되기도 했고요.
물론, 다음 비엔날레가 있으니 이런 한계점들이 이숙경 예술감독님의 큐레이팅 아래에서 어떻게 극복되는지 보는 것도 좋은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