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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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6월_유지현_소리와 빛이 만든 용기 있는 메시지: 임용현 작가 인터뷰

소리와 빛이 만든 용기 있는 메시지:

임용현 작가 인터뷰


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유지현

 

지난 2014년 광주가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된 이래로 미디어아트는 지역의 미술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왔습니다. 화려한 기술과 시각, 청각을 자극하는 요소로 미디어아트는 관객들이 예술을 향유하는 것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새로운 무언가는 늘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그런데 이 놀라움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기 마련인데요. 미디어아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와는 달리 사람들에게 미디어아트가 주는 충격과 놀라움은 감소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디어아트 작가들은 기술적인 역량을 키워나가면서 작품에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아내어 미디어아트의 발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광주를 무대로 지속적으로 실험적인 미디어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가 있습니다. 임용현 작가입니다. 임용현 작가는 콜라를 소재로 한 프로젝션 맵핑으로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은바 있습니다. 성공적인 작품이 있으면 안주할 법도 합니다만 임 작가는 쉼 없이 색다른 작품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미디어아트의 지평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6GB작가스튜디오탐방 참여작가로 선정되면서 서포터즈 뉴스레터에도 임 작가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습니다. 광주를 대표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중 한명으로, 임용현 작가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혹은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했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달콤한 트루먼>에서 에 이르기까지, 팬데믹 상황이 시작된 후 변화한 인간의 삶과 그에 따른 인류의 고민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셨는데요.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팬데믹 상황이지만, 만약 코로나가 종식된다면 어떤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나요?

 

A: 종식된 이후의 상황에 대한 작업은 생각해 본적이 없지만, 만약 작업을 한다면 코로나 이전의 일상과 코로나로부터 되찾은 일상이 분명 같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러한 변환된 지점은 일상이라는 단어의 의미 자체가 변화시켰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은 겪어보지 않아 어떠한 변화된 지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일상이라는 단어의 개념이 달라지게 작용된 요소들을 시각화하거나 새롭게 당연화된 일상의 모습을 그리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은 펜데믹 시대의 요소들을 은유와 풍자의 요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Q: 대부분이 영상 설치를 통한 미디어아트 작업물입니다. 관람자 입장에서 미디어아트는 다른 장르에 비해 작품의 몰입도가 높은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임 작가는 작품 몰입도에 있어 어떤 요소를 중요시 하나요?

 

A: 사람들은 어떤 물체가 가진 물리적 특성에 대한 익숙함이 있는데 제 작업에서는 이런 익숙함을 깨뜨리는 시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3D프로젝션 맵핑이라는 기법을 통해 사물의 물리적 특성을 영상작업을 통해 변형 시키는데, 그 예로 콜라작품 <Delight>는 콜라 캔이 태양빛에 녹아내리면 그 자리에 콜라 캔의 단면이 보이고, 다시 콜라가 채워지는 장면이 나와요. 익숙한 캔의 물리적 특성이 변형되는 순간 익숙함이 깨져 몰입감을 더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과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능하면 설치되는 공간은 최대한 어둡게 세팅하여 어둠과 빛의 명확한 대비를 통해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이전의 작업들이 시각적 은유를 통한 어찌 보면 시적인 은유의 표현이었고 오브젝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면, 앞으로 시도할 요소들은 오브젝트가 배치되어 있는 공간으로 확장된 형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간으로 확장시킨다는 의미는 오브젝트가 위치한 공간을 마치 영화의 배경처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이것을 통해 여러 시리즈의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관람하다보면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 것과 같은 서사를 통해 몰입도를 높이는 작업을 구상중입니다.

 

Q: 임 작가님의 최근작은 발전된 기술이 가져온 미디어의 양면성과 팬데믹 상황으로 감시와 통제가 일상이 되어버린 인간의 삶에 대해 고찰해 보게 합니다. 차기 작품에는 어떤 메시지와 서사를 담고 싶은지요.

 

A: 질문에서와 같이 미디어의 양면성에 대한 이야기가 제 작업의 주제입니다. 미디어의 양면성과 더불어 미디어와 인간 그리고 사회에 관한 이야기, 나아가 기술과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차기 작업에서는 인간이 이룩한 기술과 문명의 발전이 만들어낸 인류세의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인류세는 지질시대의 한 개념인데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화학자 폴 크뤼천(Paul Crutzen)2000년에 처음 제안한 용어입니다. 인류가 지구환경에 큰 영향을 준 시기를 인류세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시작은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증가한 시기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지질시대는 곧 인류가 파괴한 지구의 수난시대라고 말할 수 있고, 인류는 인류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하는지 이야기할까 합니다. 지금처럼 방관의 자세로 이어진 먼 미래의 모습, 그리고 먼 미래의 과거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인간으로부터 삶을 빼앗긴 동물들의 처지를 통해 전달할 것 같습니다.

 

 

임용현 작가의 작품에서 드러난 메시지는 관객으로 하여금 삶의 이면을 바라보게 합니다. 어쩌면 그 이면은 사회가 발달하면서 인류가 직시해야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소리를 내야 하는 때에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용기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요. 그렇기에 임용현 작가의 다음 작품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더 많은 임용현 작가의 이야기는 광주비엔날레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