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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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5월_조주아_건축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광주비엔날레

5월 콘텐츠 우수작

건축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광주비엔날레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조주아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1997년 빌바오시에 설립된 구겐하임 미술관이 상징적인 문화시설로 거듭나며 도시에 미친 사회와 경제의 긍정적 현상에서 유래된 용어로, 독립된 조형성을 보이는 건축물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 스페인의 빌바오는 본래 철강 및 조선 산업으로 유명한 도시였지만,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을 통해 개관 이후 매년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며 현재는 한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문화관광지로 거듭났습니다. 2차 산업의 주도권이 동아시아로 이전됨과 동시에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이 잇따라 테러를 일으키며 불황을 맞았던 빌바오는 미술관 건립을 통해 재생에 성공하였고, 지금은 세계적 건축물로서 미술품의 연구, 수집, 전시라는 기본적 기능에서 벗어나 건축만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일본 나오시마 섬의 지추 미술관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하면서 조형물의 형상을 통해 섬의 환경과 위상을 새롭게 획득한 사례입니다. 본래 나오시마 섬은 구리 제련소가 있던 섬으로 공해와 산업폐기물로 인해 황폐화된 섬이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해당 섬을 재생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미술관을 유치하는 작업이 실시되었고 이에 클로드 모네, 월터 드 마리아, 제임스 터렐 3명의 작품만을 위한 미술관이 건립되었습니다. 지하에 유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광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를 통해 바람과 빛의 변화를 실내에서도 민감하게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 설계되었고, 특히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세 명의 작가 모두 빛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축물 자체가 전시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이처럼 문화적 도시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써의 미술관 건축은 단순한 기능주의에서 벗어나 스스로 하나의 작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건축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어떠할까요?

 

광주비엔날레는 1995년 출범한 이래 지난 27년간 광주의 도시 배경과 복합적으로 연결되며 거대한 국제적 예술 행사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2014년 세계적 권위의 미술 매체 아트넷에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 독일 카셀 도큐멘타, 미국 뉴욕 휘트니 비엔날레, 유럽 마니페스타와 함께 대한민국 광주비엔날레를 세계 5대 비엔날레로 선정하기도 했죠. 그러나 한편으로 광주비엔날레가 지닌 위상과는 다르게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각종 시설 노후와 수장고 부족으로 인해 국제미술의 창조적 가치를 끌어내는 데 있어 한계가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미술관 건축의 조형성은 21세기 현대 미술관의 새로운 패러다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한 지역 사회와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하나의 표상으로써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건축의 조형적 가치를 세계의 어떤 미술관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지난 52일 전시관 건립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됨에 따라 세계적 위상에 걸맞는 독립된 조형물로 새롭게 탄생할 예정입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광주도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새롭게 건립될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통해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광주시의 문화적 이미지를 높일 것이라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됩니다. 또 나오시마 섬의 지추 미술관처럼 전시 공간의 심미적 특성을 강화하여 관람객의 작품 감상 몰입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겠다는 상상도요. 치유와 휴식의 공간 개념이 지향되기도 하고, 홍보 마케팅의 자산으로도 활용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죠. 건축물로서의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우리는 변화의 신화를 예견해봅니다.

  

14회 광주 비엔날레 전시와 더불어, 2026년 예외적이고 독창적인 형상성을 획득할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통해 또 다른 미적 감상의 담론이 새롭게 형성되는 날이 오기를 함께 기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