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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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감독 추천 놓치지 말아야 할 10선

감독 추천 놓치지 말아야 할 10선

103작가가 참여해 111작품 413점을 선보이는 2014광주비엔날레는 ‘터전을 불태우라’라는 주제가 지닌 역동성을 반영하는 사운드, 움직임, 퍼포먼스 등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불이 지닌 축제의 미학을 구현하는 실천적이며, 향락적인 움직임, 저항 운동, 희열, 변화를 향한 뜨거움 등이 퍼포먼스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존 체제와 소비사회 등에 저항하는 정치?사회적 맥락의 작품도 주를 이룬다.

제시카 모건 총감독이 추천하는 10선에도 올해 전시의 지향점이 잘 드러나 있다.

 

1. 내비게이션 아이디(Navigation ID)/임민욱

대규모 광주비엔날레 오프닝 퍼포먼스로 임민욱 작가의 ‘내비게이션 아이디’가 9월 3일 오후 3시 광주비엔날레 앞 광장에서 펼쳐진다.

경북 경산과 경남 진주에 방치되어 있는 피해자 유골이 담긴 컨테이너 2개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앞마당까지 호송하고 경산 코발트 광산 사건 및 진주 민간인 학살 사건 피해자 유가족을 오월어머니회에서 맞이하는 퍼포먼스이다. 헬리콥터, 컨테이너, 유가족을 태운 버스, 전체 행렬을 호송하는 앰뷸런스 등이 항공으로 촬영되며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비디오 채널로 생중계된다.

남북 분단을 넘어 점점 분열되고 불안한 시대의 파국적 정서를 ‘환대’라는 키워드로 승화하는 작업으로 호송 장면과 퍼포먼스 등은 전시 기간 1전시실에서 비디오 프로젝션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 재개발 이슈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온 임민욱 작가는 ‘내비게이션 아이디’를 통해 부조리한 국가 권력에 희생당한 인간성 회복과 치유를 나타낸다. 지난달 경산과 진주 유족을 비롯해 오월어머니회 30여 명이 광주비엔날레재단에서 리허설을 가진 바 있다.

한편 임민욱 작가는 제6회 광주비엔날레 광주은행상(2006), 제7회 에르메스 미술상(2007), 제1회 미디어아트 코리아상(2010) 등을 수상했다.

 

2. 38 E. 1st ST/우르스 피셔(Urls Fischer)

429㎡(130평) 대작인 우르스 피셔 가상의 집인 ‘38 E. 1st ST’는 우르스 피셔의 뉴욕 아파트를 실제 규모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극사실주의 벽지를 사용하면서 집의 내부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팝아트와 퍼포먼스 요소를 결합시키는 작가 작품 경향의 연장선상에서 그의 대규모 설치는 다른 참여작가들의 퍼포먼스와 설치 작업의 배경 역할을 한다.

내부는 팝 아티스트 조지 콘도, 스튜어트 우, 프렘 사히브, 카롤 크리스티안 푈, 도모코 요네다 등 7명 작가의 실제 작품으로 꾸며진다.

3전시실에 설치된 우르스 피셔 작 가상의 집 입구에서 관객을 안내해주고 이름을 불러주는 프랑스 출신 피에르 위그의 ‘네임 아나운서’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25~35세 준수한 젊은 남성이 ‘안녕하세요.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라며 관객을 안내해주는 퍼포먼스로 광주에서 활동하는 서영기 작가, 이재호 작가 등이 참여한다.

 

3. 쓸모없는(Useless)/겅 지안이(Jenyi Geng)

겅 지안이는 한층 더 넓어진 세계의 복잡한 구조 속에 존재하는 우리의 개별적 정체성을 탐험하는 중국인 작가이다. 상하이에 도착한 후 3일 동안, 그는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그들이 이미 사용한 물건 약 500개를 수집했다.

작가는 투명한 아크릴 상자 안에 그의 친구들이 쓸모없다 여겨 버렸던 물건들을 전시하며, 이 물건들에서 유용성이 배제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여기에는 가구, 주방용품, 침실의 물건들이나 옷가지들이 포함된다. 각각의 아이템들은 그것이 가진 역사와 그것의 소유주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일종의 표식이다.

겅 지안이는 전시가 끝나는 시점에서야 그 소용의 의미가 진정으로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 주장하면서 이 물건들을 4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진열한다. 그의 작품은 갈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일상생활의 사물들이 속한 현대의 물질문화의 속도를 반영하고 있다.

 

4. 음계(기질)와 늑대(Temperament and the Wolf)/알로라&칼사디아(Allora and Calzadilla)

(4전시실 매주 토·일 낮 12시~오후 6시)

제니퍼 알로라와 기예모 칼사디아의 ‘기질과 늑대’(Temperament and the Wolf) 퍼포먼스는 사회적 조율과 사람의 반응에 대한 실험이다.

이들은 다양한 작업을 통해 공공 영역의 정치적 긴장을 확대시킨다. 퍼포먼스, 조각,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국가, 환경 결정론, 전쟁, 저항 등 사회적 매체의 미세한 분열을 규정하고 강조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2014광주비엔날레에서는 사회적 조율과 반응에 대한 실험적 퍼포먼스를 펼치게 되는데 60명 퍼포머가 두 개 열로 서서 들어오는 관람객들을 악수로 맞이한다. 이러한 몸짓의 과잉은 전시관 간의 경계를 지나는 것에 대한 의식을 고조시켜 전시의 맥락에 대한 감성을 증가시키는 반면 전시관에 들어서는 규범적인 행위를 방해한다.

퍼포머들은 요리사·헤어 디자이너 등 손을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다. 지역 풀뿌리 문화단체인 ‘하모니 테라피’, ‘난타모’ 등을 비롯해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천연 빵 굽기 워크숍을 진행했던 이영환 라 프레스코 대표 등이 참여한다.

제니퍼 알로라와 기예모 칼사디아는 제 54회 베니스비엔날레, 제 7회 광주비엔날레 등에서도 퍼포먼스 작가로 참여했다.

 

5. 심폐소생술 연습/정금형

(9월 3일 오후 6시 30분, 4일 오후 3시, 5일 오후 4시)

도발적인 육체 예술가로 불리우는 정금형 작가의 전위적인 누드 퍼포먼스 ‘심폐소생술 연습’은 인간의 몸과 인형의 소통을 테마로 한 실험적인 공연이다.

정금형은 오브제와 이를 조종하는 배우의 몸이 다양한 방식으로 어우러져 독특한 공연을 만들어낸다. 정금형 작가는 2005년 ‘피그말리온’으로 데뷔해 ‘트리스탄의 탄식’(2005), ‘진공청소기’(2006), ‘금으로 만든 인형’(2008), ‘유압진동기’(2008)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 중 ‘진공청소기’는 영국 카디프 챕터아트센터의 다원실험예술축제인 익스퍼리먼티카에 초청된 바 있다.

정금형의 퍼포먼스는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9월 3~5일 각각 한 시간 씩 진행된다.

 

6. 보안창틀(Security Window Grill)/스튜어트 우(Stewart Woo)

스튜어트 우는 이번 광주비엔날레에서 신작 조각 시리즈를 선보인다. ‘무제’ 등의 조각들은 작가가 거주하는 뉴욕에서 게토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보안문의 형태에서 가져왔다.

용접한 스크린은 미술관 건축에서의 미니멀리즘에 기인하며, 도시 환경, 변두리 클럽, 무단 출입, 1980년대 후반 경제 위기로 인한 불법 무단 거주에 기반 한다. 금속 구조물들은 실리콘, 페인트, 인간의 모발 뭉치, 가짜 녹을 사용한 특수효과를 더해 완결된다.

조각과 사진에 기반을 둔 스튜어트 우의 작품은 20세기 미술사 뿐만 아니라 패션, 소셜 미디어, 팝, 클럽, 마약, 게이 문화와 같은 뉴욕의 현대 문화와 연관된 이슈들을 이야기 한다.

 

7. 수난유감-당신은 내가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 인줄 알아?’/이불(Lee Bul)

이번 전시에서 영상으로 선보이는 ‘갈망’(1989), ‘수난유감-당신은 내가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 인줄 알아?’(1990), ‘낙태’(1989)는 이불의 초기 퍼포먼스 작업이다.

‘갈망’, ‘수난유감-당신은 내가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 인줄 알아?’는 작가가 괴물 같은 기형적인 형태의 사이즈 큰 의상을 착용하고 한국과 일본의 거리에 나타난다.

이불의 초기 작품은 여성의 신체를 오브제로 형상화하고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퍼포먼스가 주를 이룬다.

8. 에렌디라를 위한 소품/나우푸스 라미레스 피구에로아(Naufus Ramirez-Figueroa)

과테말라 출신인 나우푸스 라미레스 피구에로아는 올해 비엔날레 행사를 위해 신작 ‘에렌디라를 위한 소품’을 제작했다. ‘에렌디라를 위한 소품’은 불에 의해 일부가 변형되고 파괴된 것처럼 보인다. 작품의 제목은 콜롬비아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순수한 에렌디라와 그녀의 영혼 없는 할머니에 관한 놀랍고 슬픈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라미레스 피구에로아는 멀티미디어 작품을 통해 섹슈얼리티, 젠더, 샤머니즘, 식민정치, 미술사,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조국을 떠나게 만들었던 과테말라 시민 전쟁과 같은 다양한 이슈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8. 에렌디라를 위한 소품/나우푸스 라미레스 피구에로아(Naufus Ramirez-Figueroa)

과테말라 출신인 나우푸스 라미레스 피구에로아는 올해 비엔날레 행사를 위해 신작 ‘에렌디라를 위한 소품’을 제작했다. ‘에렌디라를 위한 소품’은 불에 의해 일부가 변형되고 파괴된 것처럼 보인다. 작품의 제목은 콜롬비아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순수한 에렌디라와 그녀의 영혼 없는 할머니에 관한 놀랍고 슬픈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라미레스 피구에로아는 멀티미디어 작품을 통해 섹슈얼리티, 젠더, 샤머니즘, 식민정치, 미술사,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조국을 떠나게 만들었던 과테말라 시민 전쟁과 같은 다양한 이슈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9. 팔각정 창작 스튜디오/에이에이 브론슨(AA Bronson)

(along with the other collaborating participants)

캐나다 작가 에이에이 브론슨은 융합과 변형, 전 역사에 걸쳐 목격해왔던 소멸과 재생의 순환이라는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에 맞추어 제작했다.

1?2?3층 팔각정에서 라이언 브루어, 리처드 존 존스, 정연준, 트래비스 메이노프, 브래포드, 케슬러, 필립 아론스 등과 같은 젊은 세대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 전시된다. 몸, 영혼, 섹스, 종교, 공동체, 죽음, 의식, 마법 등의 주제와 더불어 섹슈얼리티와 급진적 주체성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브론슨은 1층과 2층 바닥을 쑥으로 덮는다. 쑥은 기운을 맑게 하고 악귀로부터 집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에서 흔히 사용되는 허브의 종류이다.

2층에는 엘리야 버거의 대형 회화 여덟 점이 공간을 가로 질러 양쪽 방향으로 걸려있으며, 3층에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나온 300여 권 독립 출판물을 한데 모으고 있다.

 

10. 오지만디아스 퍼레이드(The Ozymandias Parade)/에드워드 킨홀즈&낸시 레딘 킨홀즈(Edward Kienholz & Nancy Reddin Kienholz)

오지만디아스 퍼레이드(The Ozymandias Parade)는 에드워드 킨홀즈와 그의 부인 그리고 파트너, 낸시 레딘 킨홀즈의 협작이다. 그들의 작업은 대부분 버려진 생활품들과 실제 크기의 오브제들의 거대한 앗상블라주로, 현대 정치에 종교, 권력, 전쟁, 성별 그리고 죽음 등에 관한 의문들을 던진다.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 오지만디아스 퍼레이드의 ‘Ozymandias’는 기원전 13세기 고대 이집트의 왕 람세스 2세(Ramses 2, 1304~1237 B.E.)의 그리스식 이름이다. 이집트에서 가장 큰 조각상에는 ‘나는 왕 중 왕 오지만디아스,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내가 어디에 누워 있는지 알려는 자는 내가 이룬 업적을 능가해야 하리라’는 구절이 새겨져 있었다고 전해진다.

소네트(sonnet)형식의 이 영시(英詩)에서는 폐허가 된 사막에 뒹구는 부서진 조각상에 적힌 절대 권력자의 호언장담을 상황의 ‘아이러니’로 제시함으로써 모든 기성권력을 조롱하고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오지만디아스 퍼레이드는 사회의 구성 요소들을 대표하는 형상들을 화려한 색과 밝은 빛으로 장식하면서도 그 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점차 부식되어가는 형상들을 표현함으로써 정치적 선동과 공포가 더 이상 그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리라는 정치적 풍자를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