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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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디자인 산업화로 21세기 부가가치 창출한다

20개국 358여 디자이너·기업 참여 600여 작품 선봬


동시대 디자인 거장·신진 한자리에

기획·생산·유통으로 수익으로 연계

어린이집 모델·아프리카 태양광 충전 간이영화관 ‘착한 디자인’도


 ‘거시기, 머시기’를 주제로 열리는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참여 디자이너와 전시별 세부 콘셉트가 최종 확정됐다.

올해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미학적 개념보다는 디자인의 ‘산업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실제로 유통 가능한 제품 개발이 대거 진행된다. 이러한 전시의 특성을 반영해 올해 참여 디자이너들은 동시대 디자인 산업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들로 총망라됐다. 20개국의 358명(디자이너 339명, 기업 19개)이 선정됐으며 국내외를 대표하는 디자인 거장과 신진 디자이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의 특징은 도시 브랜드의 강화를 비롯하여 지역과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끄는 디자인의 경제적 부가가치에 초점이 맞춰진다. 또 디자인의 사회적·공익적 역할을 환기하는 공공 디자인과 ‘착한 디자인’의 모델을 제시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즉 사회 문제를 해결해주고 시민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끄는 ‘채널’로써 디자인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예는 ‘가든 디자인’, ‘적정 디자인’ ‘농사와 디자인’ 등의 착한 디자인과 함께 버스 승강장을 새단장하는 ‘공공 디자인’ 등이다.


이영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은 “디자인은 도시와 국가 발전의 신성장 동력으로 21세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궁무진한 영역”이라며 “이에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미학 생산 및 담론 형성의 기존 성격에서 벗어나 산업화에 중점을 두면서 생산 가능하고 효용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전시가 특징이다”고 밝혔다.


● 5개 섹션에 358명 참여…동시대 디자인 거장·신진 한자리

올해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주제전을 비롯하여 본전시(디자인정체성), 특별전 1(디자인산업화), 특별전 2(지역 서비스 디자인), 워크숍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되며 건축가, 디자이너, 크리에이터 등 총 20개국의 358명(국내 260명, 국외 98명)이 참여해 600여 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산업화에 주안점을 둔 전시답게 동시대 디자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이 총망라됐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세계적 건축 거장 구마 겐코, 저명한 건축 비평가이자 런던 디자인 미술관 관장인 데얀 수딕, 브랜든 기언 호주 국제디자인어워드 대표, 디자인과 파인아트의 영역을 넘나드는 영국의 신진 디자이너인 톰 프라이스, 벨기에 대표 디자이너 마틴 드 시유리아, 비비안 웨스트 우드, 폴 스미스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이었던 은병수(비움 대표), 김백선(백선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패션 디자이너 장광효(카루소 대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구의 예술화를 시도한 최병훈 등 디자인계의 중견들을 만날 수 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이자 큐레이터인 로이드 최, 2012∼2013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디자인을 총괄 지휘한 고태용(비욘드 클로젯 대표), 200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디자인 부문상을 수상한 하지훈 씨 등 젊은 디자이너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이외에 디자인 영역은 참여 작가들의 면모를 통해 브랜드 네이밍, 스토리텔링 등 다양하게 확장된다. 국내 최고의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이자 세계 최대 디자인페스티벌인 이탈리아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았던 손혜원 씨와 뉴욕에 본사를 둔 인터브랜드 등의 브랜드 전문가들의 참여도 눈에 띄며, 국내 스토리텔링 전문가인 소선하(쏘크리에이티브 CEO)씨 등도 선정됐다.


이외에 김정태(사회적기업가포럼 MYSC 이사)씨와 타워팰리스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은 ‘밭 가꾸는 디자이너’ 최시영(리빙엑시스 대표) 씨 등이 착한 디자인과 친환경 디자인에 대해 환기시킨다.


●로컬과 글로벌의 컨버전스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라는 지역이 담고 있는 향토적 디자인적 요소와 함께 국제 디자인 트렌드까지 만날 수 있는 로컬과 글로벌의 융합을 시도한다.


먼저 도시 마케팅 측면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는 광주라는 지역성에 주목해 로컬 디자인의 재발견과 산업화 방안이 모색됐다. 광주의 향토 디자인을 재발견하고 제품·공간·서비스 디자인과 접목해 ‘로컬리즘’을 구현하면서 지역의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러한 로컬성은 특별전 2(지역 서비스 디자인)를 통해 잘 드러난다. 광주지역 5개 구 쓰레기봉투를 지역 디자인 연구기관(조선대학교 유니버설 패키지 디자인센터)에 의뢰해 디자인적 요소가 가미된 ‘예술 쓰레기봉투’를 만들었으며, 광주지역 택시 기사 유니폼을 디자인해 관람객 투표를 통해 실제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광주·전남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쌀 패키지 디자인도 제안하며, 국내 유명 디자이너 40명이 예향 광주와 남도 도시들의 먹을거리와 즐길거리를 디자이너의 앵글로 탐험해 단행본(가제 ‘남도가 정말 좋아’)과 지도로 출간하는 ‘광주지도 프로젝트’도 의미 있는 기획이다.


반면 다양한 국가를 초청하면서 국제 디자인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도 주제전에서 펼쳐진다.

Designed to win’(기획자 데얀 수딕)전은 지난해 영국 런던 디자인 미술관에서 선보인 전시를 광주로 옮겨왔으며 ‘아세안 11개국의 전통?현대 가구전’(프로젝트 매니저 은병수)은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11개국의 대표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동남아시아의 디자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구마 겐코의 ‘일본관’과 ‘중국관’(프로젝트 매니저 북경 중앙미술대학교 교수 김일용), ‘호주/뉴질랜드전’(프로젝트 매니저 브랜든 기언) 등은 해외의 디자인 트렌드를 보여준다. 


● 기획·생산·유통까지 산업화 시도 

이번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디자이너와 산업체의 공동브랜드, 공예가와 디자이너의 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 가능한 상품을 기획·개발·유통에 나서면서 ‘산업화’를 모색한다.


특별전 1(디자인산업화) 세부섹션인 ‘패션소품’은 광주지역 의류업체인 전남방직과 디자이너들이 협업으로 공동 브랜드 및 디자인을 개발했으며, 타월, 침구류 등 패션 소품의 유통까지 고려했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의 장외 공간인 의재 미술관에서 마련된 본전시(디자인정체성) 세부섹션 ‘공예의 산업화’는 10명 장인과 10명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진행되며 호텔에 실제로 판매할 공예품을 선보이며, 특별전 1(디자인산업화) 세부섹션인 ‘전통 공예디자인’도 회사와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생산 가능한 제품을 완성시키고 판매를 시도한다.


특별전 1(디자인산업화)의 세부섹션인 ‘업사이클 디자인’(프로젝트 매니저 양영완 교수)의 경우도 버려진 재활용품을 새로운 생활 용품으로 탈바꿈시켜 판매 가능한 제품을 개발해 유통에 나설 예정이다.


특별전 2(지역 서비스 디자인)의 세부섹션인 ‘테이블 세팅’(광주 맛집)은 광주에서 영업 중인 맛집 5곳을 선정해 스타일리스트들이 맛깔스런 상차림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로 음식점의 실질적인 매출 향상에 기여한다. 


일상과 공공영역, 착한 디자인 모델 제시

디자인이 일상생활과 공공영역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알아보고 일반 관람객과의 소통에 초점을 둔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앞 평범한 승강장을 디자이너가 새롭게 탈바꿈하는 공공 디자인이 선보이며, 시민 참여 디자인의 일환으로 특별전 2(지역 서비스디자인) 세부섹션 ‘패브릭 자수 키트’도 마련된다. 자수틀을 일반인에게 제공해 이들이 수를 놓아 만든 각각의 키트를 모아 전시할 예정이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야외에 설치되는 특별전 1(디자인산업화)의 세부섹션 ‘가든 디자인’과 연계한 빵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광주비엔날레 사무동 제문헌에 입주해있는 유러피안 레스토랑 ‘라 프레스코’ 이영환 대표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천연 발효를 활용한 빵 만들기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여기에 어린이집과 아프리카의 간이영화관 등 디자인의 사회적·공익적 역할을 환기하는 착한 디자인의 모델도 제시한다.


특별전 1(디자인산업화) 세부섹션 ‘어린이집 표준 공간 제안’은 국내 어린이 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기획이다. 각각 66㎡, 99㎡, 165㎡ 규모의 실제 구조물로 만들어 전시하며, 먹어도 안전한 재료로 제조된 아이들의 교구 등도 함께 진열된다.


특별전 1(디자인산업화) 세부섹션 ‘적정 디자인’은 김정태 사회적기업가포럼(MYSC) 이사가 참여해 실제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기획되어 개발되고 있는 제품인 태양광 충전 간이영화관 세트를 보여준다.


패스트푸드 등 서구식 먹을거리에 밀려 갈수록 하락세를 보이는 쌀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쌀 나눔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약 20만 명 관람객에게 260g(4인 가족 한 끼 기준)의 쌀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소형 패키지에 담아서 나눠줄 예정이다.


이영혜 총감독은 “디자인은 개인의 생활, 사회와 국가에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이러한 나의 디자인 철학이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반영됐다”며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광주광역시가 공동주최하고, (재)광주비엔날레가 주관하며 광주디자인센터가 전시에 참여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9월 6일부터 11월 3일까지 59일 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의재 미술관에서 열린다.


주제인 ‘거시기, 머시기’(Anything, Something)는 일면 모호한 말을 던진 듯하나 오히려 ‘서로 통한다’는 공감 정서를 자극해 상황에 대한 이해는 물론 상대를 내 앞으로 한 발 더 다가오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소통하는 디자인’과 사회를 변화·발전시키는 ‘디자인의 힘’을 암시한다.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참여작가 및 주요 작품 발표 광주 기자회견이 7월 31일 오후 6시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장상근 광주디자인센터원장, 이영혜 감독, 강운태 광주시장,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성공 개막을 기원하는 건배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