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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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광주극장 사택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 ‘자동건축…’ 진행

경험과 기억 복원…5차례 워크숍 결과 출판물로
 


<광주극장 사택에서,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와 그의 작품 사진>

 
 광주극장 사택에 가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2012광주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전시관 외에도 무각사, 대인시장, 광주극장 등 광주 곳곳에서 장소특정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광주극장 사택도 놓치면 안 되는 전시장 중의 하나다.
 1940~50년대에 지어진 광주극장 사택에서 3주간 거주하며 작업을 벌인 한 작가의 작업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5회 양현미술상을 수상한 조각가 겸 개념미술가인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45)는 광주극장 사택에서 <자동건축 작업실: 비효율적인 땜질 워크숍: 극장 뒤 무료 상담(Atelier Autoconstruccio: The Inefficent Tinkerer's Workshop: Free Advice Behind Cinema)>이라는 작업을 진행했다.
 작가는 광주극장 사택을 ‘작업실’로 사용하고, 사택에 남아 있는 사물을 활용해 작업했다. 프로젝트에 사용한 소재는 99% 사택에서 나온 것이다.
 광주극장 사택은 60~70년대 한국영화가 전성기를 맞았을 때, 영화 관계자들의 게스트하우스로 사용됐고, 그 이후에는 일반 가정집, 귀금속 공방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됐다.
 사택에는 그동안 사택이 이용되어진 흔적들이 돌, 쓰다만 칫솔, 벽돌, 장롱, 카페트, 간판, 빗자루 등에 남아 있다. 작가는 흩어져 있던 돌들을 모아놓거나, 부러진 빗자루를 다시 붙여 놓고, 문틀들을 모아 설치를 하는 식의 여러 ‘땜질’ 작업을 진행했다. 사택에 버려져 있던 쓰레기 같은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조각으로 바꾸는 것이 그에게는 중요한 작업이다.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는 “사택은 많은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2층에는 세 종류의 지붕들이 있는데, 이는 각각 다른 시기에 다른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며 “이러한 것이 나의 작업인 ‘자동건축’이라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한 공간에서 다양한 시간과 경험, 삶과 에너지가 축적된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공간에 쌓여 있는 물건들을 작업에 사용하는데, 이 공간의 경험이나 기억을 지우지 않고, 그저 하나를 더할 뿐이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업명인 ‘자동건축’은 멕시코시티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스스로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작가 또한 이를 경험했고, 작가는 이를 자신의 작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는 “내 작업은 특정한 이슈나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라며 “작업실의 사물들을 많이 변화시키기보다는 사물 본연의 모습을 지키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업에서 진정한 변화란 (사물 본연의 모습을 지키도록 하는) 이런 것이다. 대상을 함께 모아놓고, 그 대상이 대화를 이루도록 만든다”며 “사람들이 내 작업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받아들여서 현실을 마주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사택을 둘러보면 어느 것이 작품인지, 작품이 아닌지 모를 수 있다. ‘친절한’ 설명판도 없다.
 그렇지만 분명히 관람객들은 작가가 의도한 ‘균형’이나 ‘사물 본연’의 모습이라는 작업을 통해, 복원된 광주극장 사택의 경험과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사택의 여러 사물들을 통해 광주의 근현대를 아우르는 경제, 기술, 미디어 등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는 한국의 역사나, 지역에 대한 지식과 지혜 등을 모으기 위해 그동안 5차례의 워크숍(작업명에 나와 있는 ‘무료상담’)을 진행했다. 워크숍에는 5?18광주민중항쟁에 참여했던 사람,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광주 출신 예술가인 양혜규씨, 미술사 전공 학생 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 워크숍에서 나온 대화들, 이야기들은 책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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