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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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4월_박명지_전시를 간직하는 방법

전시를 간직하는 방법

by 박명지

 

드디어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가 개막했습니다. 기다리던 전시를 관람하러 갈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글과 사진으로만 접했던 작품들이 전시장에 어떻게 배치되었는지, 이들이 한 데 모여 전시 주제와 공명하면서 어떤 시너지를 이루는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함께 설레기 시작합니다. 또 이번 전시 굿즈에는 어떤 작품의 이미지가 사용되었으며, 어떤 종류로 구성되었는지 기대하며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곤 합니다.

 

최근 전시 관람 연령대 층이 낮아지면서 전시 관람 형태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눈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마음속으로 전시에 대한 감상을 담아 가던 이전의 관람 방식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거나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굿즈를 구매하는 등 전시를 경험하고 소유하는 형태로 변화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공립 미술관과 갤러리, 아트페어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굿즈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시립미술관의 경우 전시의 주제를 기반으로 조향한 향으로 전시장을 채웠을 뿐만 아니라, 룸 스프레이 형태의 전시 굿즈로 전시 기간 동안 한정 판매했습니다. 향을 이용한 전시 굿즈는 후각이라는 새로운 감각을 통해 전시를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합니다. 이처럼 전시 굿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새로운 형태로 등장하면서 전시 굿즈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광주 비엔날레의 경우, 전시 EIP를 확장해 굿즈를 제작합니다. 지난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자수 기법을 활용하여 추상적인 형태의 그래픽들과 타이포그래피를 담은 에코백, 모자, 수면 안대 등을 제작했습니다. 이번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역시 EIP를 기반으로 한국의 서브컬처에 기반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인 미스치프(Mischief)와 협업한 굿즈를 선보입니다. 앞서 여러 서포터가 소개했듯이, 이번《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타이포그래피는 물의 충만함과 말라가는 과정을 형

상화하며 물이 지닌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이질적인 특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번 광주비엔날레 EIP를 개발한 강문식 디자이너는 이를 미스치프의 심벌에도 적용해 광주비엔날레와 미스치프의 아이덴티티가 결합된 새로운 로고를 만들어냈

습니다. 미스치프는 비엔날레에 방문한 모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새로운 로고가 담긴 티셔츠, 크로스 파우치, 마켓 백 세 가지 굿즈를 선보입니다.

 

젊은 세대가 사랑하는 인기 브랜드와 광주비엔날레의 이색적인 협업은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잠재 관람객들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자아냅니다. 또한 전시 기간에만 판매하는 전시 굿즈만의 한정적인 특성은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며 소장 가치를 더욱 높입니다. 푸르른 오월 하늘 아래 펼쳐지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관람하고, 기념품 숍에서 전시 주제와 공명하는 굿즈 구경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자료]

정송, 「 전시의 묘미 ‘굿즈 」 , 『 Noblesse 』 , 2020년 9월 24일, https://www.noblesse.com/home/news/magazine/detail.php?no=10211

황희경, 「"전시장에서 향기가 나네"...향 도입하는 미술 전시들」, 『연합뉴스』, 2023년 3월 12일, https://www.yna.co.kr/view/AKR20230312014400005

워크스, 「2021년 광주비엔날레를 장식한 워크스의 굿즈들」, 『BeAttitude』, 2021년, https://beattitude.kr/post/visualportfolio-works/

신은지, 「 The Girls! 」 , 『 Vogue Korea 』 , 2021년 12월 9일, https://www.vogue.co.kr/2021/12/09/the-girls/

미스치프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q2lj05PIq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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