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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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월_박명지_걸어서 세계 속으로: 광주에서 즐기는 동시대미술

걸어서 세계 속으로: 광주에서 즐기는 동시대 미술

 박명지

 

햇볕이 따사로운 2월의 어느 날,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지난 호에 비엔날레 서포터들이 2018년 처음 시작된 파빌리온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죠.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전시 주제와 진행 상황 등 파빌리온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파빌리온을 통해 광주를 ‘세계 미술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비엔날레의 포부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 내용, 함께 확인해 볼까요?

 

2018년 한국과 세계 미술 기관의 문화 교류를 위해 처음 열린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올해 9개국이 참여합니다. 네덜란드, 스위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탈리아, 중국, 캐나다, 폴란드, 프랑스 총 9개국은 동시대 화두인 기후 문제와 자국 전통, 소수민족 문화 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워크숍과 스크리닝 등의 형태로 3일간 열리는 폴란드 파빌리온을 제외한 8개국은 본 전시와 함께 전시를 선보입니다.

 

주목할 점은 해외 문화예술 기관과 광주 지역의 문화예술 기관 간 일대일 매칭으로 진행되는 점입니다. 광주비엔날레와 각 파빌리온 큐레이터 간 긴밀한 소통 끝에 매칭된 문화예술 기관은 서로 관련되는 지점이 존재합니다. 사물의 본질과 인간과의 관계라는 주제를 미디어 및 설치미술을 통해 풀어내는 이스라엘 파빌리온의 경우, 미디어아트에 특화된 기관인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중국 문명에 깊은 영향을 미친 대나무를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는 중국 파빌리온은 중국과 교류 경험이 풍부한 은암미술관에서 열립니다. 광주비엔날레는 이번 상호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 확장 및 광주의 문화예술 인프라 확장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근대역사문화마을 양림동이 동시대 현대미술의 장으로 거듭난 모습도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광주비엔날레 기간, 양림동에서는 본 전시뿐만 아니라 스위스, 캐나다, 폴란드, 프랑스 총 4개국의 파빌리온을 선보입니다. 공간과 도시 환경을 사진으로 풀어내는 스위스 파빌리온, 이누이트 예술을 국내 최초・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캐나다 파빌리온 그리고 역사적 해방과 투쟁, 연대, 정체성을 강조하는 프랑스 파빌리온은 양림동의 장소성과 통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어린 아이나 연고 없는 이들이 죽으면 버리고 풍장을 지내던 어둡고 암울한 곳이던 양림동은 1884년 선교사 정착을 계기로 그 모습을 바꾸어나 갔습니다. 또한 양림동에 애정을 품은 이들이 개발한 산책코스와 문화예술프로그램은 폐허나 다름없던 양림동을 근대역사문화마을로 발돋움시켰습니다.1) 광주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자, 주민들의 애정과 문화를 기반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한 양림동에서 펼쳐지는 파빌리온

은 양림동이 지니고 있는 장소성과 결합하여 긍정적인 시너지를 자아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네덜란드 파빌리온은 기후 문제에 주목하여, 생태계를 파괴하는 정부와 기업을 재판에 회부하는 퍼포먼스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선보입니다. 이탈리아 파빌리온은 송정역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동곡미술관에서 본 전시 주제와 연계하여 물의 운유를 통해 자연과의 관계를 통한 변화의 가능성과 지속가능한 공존을 제시합니다. 우크라이나 파빌리온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관련된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 중입니다.

 

비엔날레는 동시대의 여러 현안에 대해 질문하고 실험하며, 미술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담론을 제시해야 합니다. 광주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고 각 나라 미술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며 현대미술 담론의 장을 이끌고 현대미술사 문화사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방대한 규모의 전시 구성으로 관람자에게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을 관람하고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 각지의 관람객과 소통할 예정입니다. 광주비엔날레는 점차 참여국 수를 늘려나가며 파빌리온을 국가 간 문화교류의 장으로 만들고, 더 나아가 광주를 대한

민국 미술 수도를 넘어 세계 미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본 전시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파빌리온을 통해 풍성한 관람 거리를 제공하는 광주비엔날레,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 재단 홈페이지 티켓 정보 페이지와 티켓링크, 네이버 예매 등을 통해 입장권 구입이 가능하며, 행사 기간 내 현장판매 입장권보다 최대 40% 저렴하다고 합니다. 미리 예매권 구입하고 함께 개막

을 기다려보는 건 어떤가요?

1) 박상지. 「양림동 ‘환골탈태’ 성공뒤엔 주민들 노력 있었다」, 『전남일보』, 2023년 1

월 29일자. http://www.jnilbo.com/69576052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