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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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0월_조주아_프리즈서울과 광주비엔날레, 그리고 한국 미술

프리즈서울과 광주비엔날레, 그리고 한국 미술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조주아

 

 

현대미술 중에서도 동시대미술은 언제나 감회가 새롭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함께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나와 소통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향후 미술사에 기록 될 것인지, 혹은 사라지게 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나와 같은 운명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이처럼 현대미술은 현재이자 예측할 수 없는 미래라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나와 함께 공생하는 존재라는 건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어 주니까요.

 

지난 9월 2일부터 5일 간 서울 삼성 코엑스 C, D홀에서 열린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의 눈부신 성공은 대한민국이 현대미술에 매료되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프리즈(Frieze)는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아트 페어로, 스위스 바젤에 본거지를 둔 ‘아트 바젤(Art Basel)’, 프랑스 파리의 ‘피악(FIAC·Foire Internationale d'Art Contemporain)’과 함께 3대 아트 페어로 꼽힙니다. 그런 프리즈(Frieze)가 런던, LA, 뉴욕을 거쳐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상륙하였으니 어쩌면 프리즈서울의 성공은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등 세계 최정상 갤러리들을 포함한 110여 개에 이르는 국내외 갤러리들이 참여했고, 활동 기간 12년 이하의 아시아 갤러리들을 선보이는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와 고대부터 20세기까지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전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 파블로 피카소, 조지 콘도, 에곤 실레 등 쉽게 볼 수 없던 거장들의 작품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1) 그렇게 《프리즈서울》은 첫 날부터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아쉬운 점도 존재했습니다. 프리즈서울과 함께 열린 한국 아트페어 키아프는 지난해 실적을 넘기며 최고치를 경신한 기록을 세웠지만 프리즈서울과의 격차는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미술과의 연결성을 짚으며, 프리즈서울의 성공이 한국 미술 시장의 성장으로 볼 수는 있어도 한국 미술의 발전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2) 실제로 프리즈서울을 찾은 컬렉터들에게는 외국 작가의 작품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 갤러리가 전혀 선전하지 못한 건 아니지만, 주요 판매 작품은 조지 콘도, 니콜라스 파티, 안젤 오테로, 에이버리 싱어 등으로 모두 외국 작가와 해외 갤러리의 몫이었습니다.

 

프리즈서울의 성공은 다시 하나의 고민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만약 국내 갤러리들이 세계 거장 갤러리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소수의 갤러리만 살아남게 된다면 양극화가 심해지고 다양성이 저해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한국 미술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미술 흐름의 주도권을 잡고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이제 주목하는 단계일 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원앤제이 갤러리 박원재 대표는 “우리는 아직 그들과 싸워 이길 정도로 강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세계무대에서 뛰지 않으면 영원히 그들과 견줄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3) 프리즈서울을 통해 국내 갤러리들이 해외 거장 갤러리들과 겨루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콘텐츠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죠.

 

막은 열렸고, 아직 시간은 남아 있습니다. 프리즈서울은 추후 5년간 키아프와 함께 공동 개최될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4월에 개막을 앞두고 있는 광주비엔날레는 현재 프리즈서울의 성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과연 한국미술의 발전과 해외 진출의 기회가 촉진될 기회를 마련하게 될까요.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는 그 성격이 매우 다르지만,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전시 공간이라는 점에서 현대미술계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함께 선점하고 있습니다. 아트페어가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직거래 시장이라면, 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진단하고 담론을 생산하는 장소죠. 혹시라도 프리즈서울에서 비평적 시각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느끼셨다면 광주비엔날레에서 이를 해소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비엔날레에서 위상을 얻은 작가의 작품은 다시 프리즈서울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도 예측할 순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자 동시대의 이야기니까요. 그러니 다시 한 번 현대미술의 장으로 들어갈 준비되셨나요?

 

 

1) 구민경, 「소문난 잔치’ 프리즈 서울이 남긴 숙제」, 『경향신문』 2022년 10월 4일자. https://www.khan.co.kr/culture/art-architecture/article/202210031132001

2) 하주희, 「[심층취재] 서울 택한 세계 3대 아트 페어 프리즈, 그 뒷이야기」, 『월간조선 』 , 10월호, 2022년. http://m.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F&nNewsNumb=202210100039

3) 구민경, 「소문난 잔치’ 프리즈 서울이 남긴 숙제」, 『경향신문』 2022년 10월 4일자. https://www.khan.co.kr/culture/art-architecture/article/20221003113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