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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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5월_김가원_광주비엔날레의 베니스로의 첫걸음_최두수 전시팀장 인터뷰

광주비엔날레의 베니스로의 첫걸음 _ 최두수 전시팀장 인터뷰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이후 향유하는 도시로의 여정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김가원 

 

세계 미술의 향연, 베니스 비엔날레가 3년 만에 관람객을 맞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한된 전시로 갈증을 느껴왔던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이 베니스로 향하고 있는데요. 오아시스 같은 현대미술 축제장엔 (재)광주비엔날레가 기획한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 전시돼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세계화를 현대미술로 실천한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의 이야기를 이번호 뉴스레터에 풀어보았습니다. 인터뷰에는 광주비엔날레 최두수 전시팀장이 참여했습니다.

 

- 518 특별전시 꽃 핀 쪽으로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팀장이 되어 광주에서 처음 갔던 곳이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민주화운동 당시 주먹밥을 날랐던 양동이가 전시되어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애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 518을 경험한 당시의 사람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민주화를 위해 공권력, 무력이라는 큰 힘에 의해 개인 개인이 겪어야했던 참담한 마음은 어땠을까?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 40여년이 흘러 그것을 배워가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때야할까? 고민하였습니다. 그 고민 속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주먹밥을 만들어 어떤 행위가 아닌 무언가를 도와주려는 마음이 찌그러진 양동이에 담겨있음을 느꼈고, 이것이 우리가 가르치고 전승해야하는 광주의 마음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광주의 마음이 세계의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이었고, 그것을 작가들과 시각 예술로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 꽃 핀 쪽으로전시 제목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광주비엔날레 팀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자, 소식을 들은 지인이 소설책을 건네주었습니다. 그 책이 소년이 온다였고, 팀장 취임하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다녀온 후 읽었습니다. 책을 읽고 한 달 동안 딱딱한 방바닥에 매트하나 깔지 않고 잤습니다. 그동안 제가 지식으로 알고 있었던 정보와 이곳에 와서 느끼는 간격이 너무 달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당시 518 특별전 전시 제목을 정해야했던 시기였는데, ‘소년이 온다’ 6장의 소제목 꽃 핀 쪽으로라는 구절을 채택하였습니다. 518은 너무 힘들고 아픈 역사이지만, 그분들의 아픔과 희생은 우리를 암울한 시대에 갇히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밝은 쪽으로 가기위한 희생과 노력이었기 때문입니다.”

 

- 베니스 비엔날레의 꽃 핀 쪽으로전시 기획 단계에서 특별히 염두해두었던 점이 있나요?

베니스에서 열리는 꽃 핀 쪽으로전시 기획을 할 때 중점을 두었던 것은 관람객들이 다가오는 전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다가왔을 때 그 정보가 열리는 구조가 가장 안정적이라 생각을 하였습니다. 직접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들어내는 형태의 전시는 하나의 사건으로만 받아들여질 수 있어 관람객들이 쉽게 다가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사실적 증거의 사진이나 영상물이 아닌 작품자체에 메타포를 지닌 창작물들로 풀어내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또 전시 공간도 장소라는 부분과도 연관되어있기 때문에 작년 11월 베니스 답사를 가면서부터 논의를 계속하였습니다. 유명한 아트센터, 팔라쪼, 신축 전시장, 2019년도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리투아니아 국가관이었던 해군기지등 다양한 전시장소를 방문하였지만 저희가 전시를 하고 있는 곳은 스파지오 베를렌디스(Spazio Berlendis)’입니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는 사실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장과 거리도 있어, 걷기도 하고, 배를 타고 와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이 전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전시장 한쪽에는 베니스의 모든 사람들이 태어난다는 산 조반니 파올로 병원이, 또 다른 쪽에는 시립묘지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전시장 바로 옆에 몇백 년된 관짜는 공장도 있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 왔고, 다른 장소에서는 연결이 되지 않던 것들이 여기에서는 장소 자체만으로 설명되는 부분들이 있어 논의 끝에 전시 장소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운 좋게도 장소와 전시가 너무 잘 맞게 매칭된 것 같습니다.”

 

- 베니스 비엔날레 방문소감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을 방문하기위해 자주 베니스를 오갔습니다. 자주 방문하면서 느껴던 점이 단순히 예술 축제가 아닌 하나의 큰 산업임을 깨달았습니다. 미술애호가 뿐 아니라, 일반인 관광객, 지역 주민들, 상권들이 얽힌 산업적인 구조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자연히 장소과 지역의 환경을 잘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베니스 비엔날레는 이를 잘 활용한 모범사례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광주 비엔날레 팀장으로서 장소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이를 연결된 구조를 만들어 광주 자체가 향유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좋은 콘텐츠와 문화를 발굴하여 사람들을 광주로 오게하는 광주 비엔날레가 되고자 합니다.”

 

예술은 우리 모습을 담아내는 도구라 생각합니다. 미술이론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미술과 담론들이 펼쳐져 종종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미술 본질은 시각적 경험을 통해 대화하는 것입니다. 저마다 대화 주제가 다르고 자신에게 맞는 주제가 있듯 미술도 그러하다 생각합니다. 본질을 따라 시각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현 미술계의 행보라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전시 기획자로서의 눈을 통해 비엔날레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과 미술 사이의 매개자의 역할로서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애써 노력하기보다 그 자체를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광주에서도, 다가오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서도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