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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행성적 비전’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임영택
추위가 잠잠해지기 시작했던 2월의 마지막 날,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과 내년 행사방향에 대해 소개하는 기자 간담회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됐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이숙경 감독은 영국 테이트모던 아시아 최초 여성 수석 큐레이터로 선임돼 일찌감치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 받은바 있습니다. ‘이주민 큐레이터’로서 이 감독은 한국과 아시아 미술을 유럽 미술현장으로 유입시키는데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의 이력은 그동안 비서구권 담론을 발신해 온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과 맞물리면서 내년 광주비엔날레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
대됩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숙경 예술감독은 그의 비전을 바탕으로 1년 뒤 열릴 광주비엔날레 전시방향을 밝혔습니다. 이숙경 감독의 청사진을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광주정신
광주비엔날레는 518광주민주화운동에서 태동했습니다. 지금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 정체성이 광주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한 광주역사와 정신에 초점을 맞춰온 이유입니다. 내년에 열릴 광주비엔날레 역시 ‘광주정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난 광주비엔날레가 선보여왔던 ‘광주정신’과는 다소 다른방향으로 전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동안에는 5.18이라는 큰 틀안에서 광주정신을 선보여 왔다면 내년 전시는 ‘5.18 이전’ 예향으로 불리던 장소로서 광주가 사유될 계획입니다. 광주정신이 민주화 운동 이후 형성된 것으로 보지 않으며 오히려 대한제
국시대 이전부터 내려온 광주정신이 민주화 운동의 토대가 되었다는 시각이 반영됩니다.
#엉킴
제14회 광주 비엔날레는 2022년의 상황을 ‘위기’로 간주하고, 코로나 팬데믹 상황부터 인종주의 문제, 기후 문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전지구에서 엉켜서 일어나고 있음에 주목할 것입니다. 제국주의 국가들에서부터 시작된 기후오염의 위기가 전세계를 덮고, 중국 한 도시에서 파생된 팬데믹 상황이 인종주의 문제로 확장되는 데에서 보여지듯, 이러한 범지구적 문제를 하나의 ‘엉킴’으로 판단하고 이를 전세계 동시대 미술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행성적비전
광주정신과 엉킴 등 큰 주제들은 ‘행성적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광주비엔날레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광주비엔날레는 구체적이고 지역적인 동시에 전세계적인 설득력을 지닌 미술현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불평등한 국제관계에도 긍정적인 영
향을 줄 수 있을것으로 기대됩니다.
행성적 비전을 지니면서 동시에 공동체 형성과 연대의 장을 위한 첫 걸음으로 광주비엔날레는 작은변화부터 실천할 계획입니다. 작가들 뿐 아니라 관객들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수평적’ 미술축제를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