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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과 들깨로 보는 세상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서포터 박명지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콩국수입니다. 밭에서 나는 고기라 불리는 콩을 갈아 만든 콩국수는 착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이자 여름철 별미입니다. 특히 후덥지근한 날 콩물을 들이켜다 보면 어느 순간 몸과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이렇게 콩국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콩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일어나지 않나요? 콩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 분들에게 <광주폴리 x 로컬식경> 강좌를 추천합니다.
<광주폴리 x 로컬식경>은 광주 고유 음식문화를 새롭게 발견하고 지역재생으로 확대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콩과 들깨’를 중심으로 총 9개의 강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동 <쿡폴리> (청미장, 콩집)에서 진행됩니다.
지난 3월 11일 ‘콩집’에서는 정은정 농촌사회연구학자가 초빙돼 콩과 들깨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예부터 콩과 들깨는 우리 삶에 없어선 안 될 존재입니다. 고기가 귀했던 시절 우리에게 풍부한 식물성 단백질을 제공해주었으며, 현재는 산업자원으로 활약해 그 중요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고소한 풍미가 일품인 들깨는 높은 활용도와 함께 근래에 잎채소로 수요가 늘면서 경제작물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과 들깨는 현재 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식을 수입에 의존합니다. 이는 해외 정세에 큰 영향을 받을뿐더러, 자연스럽게 자급률 하락을 불러일으킵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벼 이외의 다른 작물을 심도록 지원하는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타작물 재배는 늘어났지만 대두와 서리태에 쏠리는 현상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농업의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외에도 밭농업 기계화의 효율성 문제 등 콩과 들깨를 매개로 현재 농촌과 농업이 겪고 있는 문제를 언급하며 끝난 이 강연은 음식문화의 기반인 재료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음식으로서 콩과 들깨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들이 탄생하는 농촌과 농업에 대한 관심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정은정 연구자의 의견은 이 강연의 핵심을 관통합니다. 이후 이어지는 강좌 역시 콩과 들깨를 주제로 유전자 변형 가공식품이 장악한 식탁문화에 대한 비판적 점검 및 시골과 도시의 생태학적 상생의 길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광주의 음식문화인 콩과 들깨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음식문화의 기반이 되는 농어촌의 문제에 대해 논의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도시의 발전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인 <광주폴리 x 로컬식경>에 한 번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요?
- 이번 <광주폴리 x 로컬식경> 강좌는 2월 25일부터 4월 22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강좌가 열립니다. 강좌의 유형에 따라 운영시간이 상이합니다. 청미장에서 열리는 음식을 나누는 강좌는 오후 5시~8시, 콩집에서 열리는 일반 강좌는 오후 6시 30분~9시까지 운영됩니다.
- 참가 신청은 광주폴리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매회 선착순 20명까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