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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경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방한
지난해 12월 선임 이후 첫 방문…광주ㆍ서울 국내 미술 현장 강행군
‘광주정신’ 재조명, 행성적 비전 통한 공동체와 연대 재규정의 장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지휘할 이숙경 예술감독이 선임 이후 한국을 처음 방문해 전시의 방향성과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현장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숙경 예술감독은 이번 첫 방한에서 개최지 광주의 고유 정체성을 탐구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등한 연결성과 관계의 전환을 추구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비전을 더욱 실현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면서 약 10일 간의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에 따르면 이숙경 예술감독이 지난 21일부터 광주에 도착해 3월 2일 인천에서 출국하는 일정으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기획 및 구현을 위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21일 광주에 도착한 이숙경 예술감독은 5ㆍ18민주화운동과 연관된 광주의 역사적 장소와 풀뿌리 대안 공간 등을 비롯해서 국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만나면서 다층적인 문화예술 생태계를 접하고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녹아드는 ‘광주정신’을 모색하고 추적하는 계기가 되었다.
광주광역시 동구 장동에 위치한 ‘예술공간 집’, 충장로에 자리한 ‘산수싸리’, 서구 양동 발산마을 ‘뽕뽕 브릿지’ 등을 찾아갔으며 5ㆍ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역사적 장소인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와 동구 5ㆍ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을 방문하였다.
이외에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의재미술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등을 비롯해서 광주극장도 둘러보았다.
“개최지 광주를 중심이자 방법론으로 삼으면서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정신을 녹이면서 중심 대 주변이 아닌 관계의 전환과 평등한 연결”을 강조한 이숙경 예술감독은 광주의 역사적 공간과 대안 공간 등을 중점적으로 방문하면서 다층위적인 현장을 접하면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구상을 치밀하게 직조시켜나갔다.
이후 26일부터는 서울에서 작가 작업실 방문 등의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재)광주비엔날레가 기지재단과 함께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제정해 내년 4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첫 시상을 하는 만큼 이숙경 예술감독이 연희동 기지재단을 방문해 박서보 화백을 만날 예정이다.
이숙경 예술감독은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동시대적, 탈국가적 시각을 통한 ‘광주정신’의 재조명과 행성적 차원에서 공동체와 연대를 재규정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광주라는 지역과 큰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그 중심에 ‘광주정신’을 뒀으며 이러한 방향 아래 이번 첫 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인 그는 테이트에서 근무해온 경력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대규모 전시 기획 및 실행력 등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이주민 큐레이터’라는 개인의 경험에 기반한 비서구권 시각을 담은 ‘탈국가적 큐레이팅’ 방법론을 추구해오면서 한국과 아시아 미술을 유럽의 동시대 미술 현장으로 유입시키는 데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그의 큐레이팅 이력은 비서구권 담론을 발신해온 광주비엔날레의 비전 및 정체성과 맞물리면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숙경 예술감독의 이러한 예술에 대한 철학과 미술적 언어는 이번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전시 기획에서도 반영되어 광주정신에 대한 탈국가적인 재조명과 재해석을 담아낼 계획이다. 또한 인종적, 문화적, 역사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성적 시각’의 담론에 주목하여, ‘국제 대 한국’이라는 위계적 이분법 대신 ‘탈국가적 수평성’을 원칙으로 한 평등한 담론 구도를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의 비엔날레, 감각, 이성, 감성을 통한 체험의 현장을 구현하면서 관람객들과 예술이 주는 미적 감흥을 최대한 공유할 계획이다.
이숙경 예술감독은 “행성적 차원의 위기인 인종 및 계층 차별, 위기 상황으로 진단되는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등의 사회적 현안을 진단하고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며 “개최지 광주를 중심이자 방법론으로 삼으면서 광주의 국제적 위상을 재정립할 것이며, 비서구적 관점에서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정신을 녹이면서 중심 대 주변이 아닌 관계의 전환, 평등한 연결, 더 나은 인류 공동체를 위한 광주 만의 메시지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비엔날레 역사와 세계 문화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전시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나가겠다”며 “내년 전시는 비엔날레의 존재 이유를 재확인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2023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94일 간 개최된다.
(문의) 광주비엔날레 전시부 (062)608-4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