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낼 대상
5·18민주화운동 부에노스 아이레스 특별전
《가까운 미래의 신화》(Myths of the Near Future)
인류 공동체에 5 · 18이 지닌 민주ㆍ인권ㆍ평화의 메시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5월 광장의 어머니들’(Madres de Plaza de Mayo)은 매주 화요일마다 Pirámide de Mayo(5월의 탑)를 빙 돌면서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군사정권 기간(1976~1983)에 실종된 자식들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행위를 통해 매주 이들 어머니들은 역사와 미래가 정지된 새로운 시간을 만들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한 채, 아르헨티나에 새로운 인권 및 정치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서로 다른 시대들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그들의 시간은 매주 재탄생함과 동시에 이미 가까운 미래의 일부가 되었다. 5월 광장의 어머니들이 5월의 탑 주위를 돌기 시작하고 몇 년 후인 1980년 5월, 대한민국 광주에서는 무장한 시민들이 도청 앞 분수대를 둘러싸고 비상계엄령과 계엄군의 폭력에 저항하는 시위를 벌였다. 5일 만에 시청이 접수되고 시민수습대책위원회가 구성되자, 시민들은 흡사 시간의 분수대에 던져진 돌이 잔물결을 일으키듯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분수대 주위에 집결하였다. 물결이란 본질의 변화 없이 에너지를 끌어 모으는 공간성의 확장 또는 동요를 의미한다. 물결은 시간을 압축하기보다 오히려 더욱 팽창시킨다. 가장 먼 물결 –가장 크고 가장 먼저 보이는– 은 끊임없이 퍼져나간다. 이처럼 시간은 끝없이 반복되는 기억의 투영으로 이해될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반복되며 진행 중인 이 저항의 이야기는 기원 신화의 모태가 될 두 시간의 만남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가까운 미래의 신화》(Myths of the Near Future)는 네 명의 한국 작가와 네 명의 아르헨티나 작가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들은 역사적인 사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만들고, 이미지 제작을 통해 이념을 지키고 전파하며, 가까운 미래를 기억의 첫 기착지로 생각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특별한 만남은 서로 먼 두 나라 사이에 공통어를 창조함으로써 20세기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에 존재했던 군부독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고통스러웠던 경험,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방법, 그리고 그것이 남긴 여러 가지 기억들을 공유하기 위해 이뤄졌다.
5·18민주화운동 베니스 특별전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
인류 공동체에 5 · 18이 지닌 민주ㆍ인권ㆍ평화의 메시지
5ㆍ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2020년 시작된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은 타이베이, 서울, 쾰른, 광주에서 진행되었으며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많은 세계 관람객에게 5ㆍ18의 유산을 전파한다.
전시 제목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는 한강 작가의 5ㆍ18의 아픔을 그린 소설 ‘소년이 온다’의 제6장 소제목에서 따왔다. ‘소년이 온다’ 소설은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5ㆍ18의 상처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무하고 어루만진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소설의 제6장은 어두운 상처에서 벗어나 밝은 곳 즉 꽃 핀 쪽으로 이끄는 내용이 담겨있다.
전시는 크게 세 개 섹션으로 나뉘어지며, 국내외 작가 11명이 참여한다. 5ㆍ18민주화운동과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아카이브 작품, 광주의 역사, 기억, 트라우마, 전통, 건축 및 정신적 유산 등의 내용을 다룬 광주비엔날레 커미션 작품,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5ㆍ18과 민중을 주제로 작업한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5ㆍ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치유하고 앞으로 내딛고자 하는 미래 지향적인 담론에 집중하여 시각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