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낼 대상
2002광주비엔날레의 멈_춤, P_A_U_S_E, _上_이다. 주제 멈_춤, P_A_U_S_E, _上_ 라는 주제는 그것이 우리의 삶과 문명에 관한 것이건, 비엔날레라는 국제미술이벤트에 관한 것이건, 이제까지의 관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그 대안 모색의 긴급성을 환기시키기 위함이다. 2002광주비엔날레에서 예술은 권위적인 모습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오히려 친밀하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서며 관객과 공동체에 대해 손을 내민다.
관람객들이 작품의 진행과정에 함께 참여해 소통한다는 점은 전시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60~70년대 중국에서 문화혁명이 일어났던 것처럼 광주에서도 미술혁명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관람객이 작가들을 자신과 다른 사람들로 인식하지 말고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똑같은 존재로 접근함으로써, 진열된 작품을 감상하는데 익숙해 있던 관람객들에게 작품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작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체험을 제공한다.
전세계의 기존하는 비엔날레의 추세와 확연히 구별되는 이번 2002광주비엔날레는 본전시/특별전이라는 규모별, 대륙별, 형식별 분리 방식을 없애고 주제와 연관성을 가지는 네 개 프로젝트가 대등학게 본전시를 이룬다. 현대미술, 넓게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중간 휴식과 같은 상태를 제안함으로써 단순한 전개를 뛰어넘어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한다.
프로젝트1. 이 전반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예술에 있어서 소통의 문제, 시장과 교환에 관련된 개인적 아이디어다. 즉 범지구적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으로서 보다 지역적이고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교환과 소통형식에 대한 상상이라 할 수 있다.
프로젝트2. <저기: 이산의 땅>은 세계 각지로 흩어져 뿌리 내린 한국인들의 이주사를 더듬으며 그들의 2,3세 후손 작가들의 작업에 담기 다양한 인류학적 삶의 형식들과 혼성적 정체성을 살피는 전시다.
프로젝트3. <집행유예>가 열리는 5.18 자유공원 내 법정, 영창은 80년 5월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아프게 담긴 공간이다.
프로젝트4. <접속>이 열리는 도심철도 폐선부지에는 광주 근현대사가 녹아있다. 도시에 대한 다른 상상, 근대유적의 보존, 대안적이고 유연한 프로세스로서의 도시 행정, 참여성에 의미를 둔다.
▶프로젝트 1(멈춤) : 현대미술의 거대한 스케일과 숨 가쁜 행보를 잠시 멈추어 성찰해 보고자 하는 전시로 현재의 사회적·정치적 발전에 현대미술을 접목시키는 확장된 문화담론을 창출하고자 하였다. 세계각지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안 공간을 초청하고, 바쁜 도시 속에서 쉬어 가는 공간을 만들어 주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정자(亭子)’ 파빌리온, 개별 작가들의 작업을 대안 공간과 파빌리온 구조물 사이에 배치하여 관객들에게 참여와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였다.
▶프로젝트 2(이산의 땅) : 이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여 현지문화와 모국 문화 사이의 조화와 갈등, 흡수와 거부, 친밀함과 낯설음이라는 이중구조 혹은 갈등구조를 ‘정착’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하여 새로운 혼성적 문화의 면모를 살펴보았다. 해외동포들의 문화적 힘과 면모, 우리 문화의 세계로 나아감, 국가적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 속에서 한국의 이산과 분단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도로 하였다.
▶프로젝트 3(집행유예) : 장소 특수성 해석을 통한 광주민중항쟁의 재맥락화, 한국의 근대화 경험 및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반성, 공공미술 및 문화의 공공영역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는 개념을 담았다. 5·18 자유공원이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과거의 장소라기보다는 현재까지 살아있는 장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관람객들이 보다 편안하고 공원 같은 기념공간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하였다.
▶프로젝트 4(접속) : 근대유적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도심폐선부지에 미술, 건축, 조경, 도시계획 설치가 들의 제안을 통해 광주시가 추진 중인 녹도 공간과 연계하여 도심의 광려선 폐선부지 10.8km에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부여하려는 환경 중재 작업의 일환으로 전체 전시 주제인 ‘멈춤’과 폐선부지의 기차가 멈춰진(Pause) 상황과의 접속을 시도함으로써 전체적인 전시의 일관성을 이뤄내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