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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에서 꽃핀 ‘오월 광주정신’
(재)광주비엔날레,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
한강 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전시 제목 차용
홍성담 등 국내외 11명 작가 참여…5‧18정신의 동시대성 시각화
4월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민주‧인권‧평화 가치 공유의 장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가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을 베니스에서 개최하면서 ‘광주정신’에 기반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구촌에 알린다.
(재)광주비엔날레는 5ㆍ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2020년 시작된 광주비엔날레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을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이탈리아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Spazio Berlendis) 전시장에서 오는 4월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약 7개월 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류 공동체에 5·18이 지닌 민주ㆍ인권ㆍ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미학적으로 재조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제목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는 한강 작가의 5ㆍ18의 아픔을 그린 소설 ‘소년이 온다’의 제6장 소제목에서 따왔다.
‘소년이 온다’ 소설은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5ㆍ18의 아픔을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을 어루만진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제6장은 어두운 상처에서 벗어나 밝은 곳 즉 꽃 핀 쪽으로 이끄는 내용이 담겨있다. 즉 전시 ‘꽃 핀 쪽으로’는 5ㆍ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치유하고 앞으로 내딛고자 하는 미래 지향적인 담론에 집중하여 시각화하였다.
특히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에서 자체 기획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온 전시 기획 및 실행 경험의 역량이 총결집되었다.
전시는 크게 세 개 섹션으로 나뉘어지며, 국내외 작가 11명이 참여한다.
첫 번째 섹션은 5ㆍ18민주화운동과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아카이브 전시이다. 5ㆍ18민주화운동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 관람객을 위해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사료와 동시대 실천으로서 예술을 주제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했다. 아카이브 전시는 전남대학교 5ㆍ18연구소 전임연구원인 유경남 큐레이터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섹션은 광주의 역사, 기억, 트라우마, 전통, 건축 및 정신적 유산 등의 내용을 다룬 광주비엔날레 커미션 작품으로 구성했다.
(재)광주비엔날레는 2018년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비평적인 질문과 비엔날레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GB커미션을 시도했으며, 개최지 광주라는 도시에 기반한 미학적·이념적 가치를 예술의 언어로 다뤄왔다.
이번 전시에는 광주비엔날레 커미션 작품 중 광주와 5‧18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제작된 카데르 아티아(Kader Attia)의 <이동하는 경계들>과 호 추 니엔(Ho Tzu Nyen)의 <49번째 괘>, 배영환의 <유행가: 임을 위한 행진곡 ver.2>가 소개된다. 카데르 아티아는 역사와 정치, 사회적 부조리, 그리고 트라우마와 치유를 다룬다. 호 추 니엔은 한국 근대사의 민중항쟁과 혁명(革命)을 이야기한다. 배영환은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과 관심, 인내를 이야기한다.
세 번째 섹션은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5ㆍ18과 민중을 주제로 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1980년대 제작된 홍성담의 오월민중항쟁연작판화는 5‧18 당시 시민들이 연대하는 생생한 장면을 보여준다. 50점 이미지와 작가가 직접 쓴 시는 하나의 책으로 묶여 5ㆍ18의 장면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매체로 전시된다. 노순택의 <망각기계>는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사망한 이들이 묻힌 광주 망월동 옛 묘역을 촬영한 이미지이다. 색이 바래가는 영정사진은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잊혀지고 무엇이 기억되는지 질문한다.
안창홍의 아리랑 시리즈는 작가가 무작위로 수집한 사진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진 속에서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을 찾아내고, 개인의 서사를 넘어 역사의 단면을 포착한다.
진 마이어슨(Jin Meyerson)은 군중의 형상으로 이루어져 있는 회화작품 <리바이던>과 AR을 활용한
베니스 현지와 광주를 연결하는 작업 또한 전시에서 주요하게 다뤄진다. 김창훈의 <광주 사운드스케이프>는 구 전남도청 및 상무관, 5‧18민주묘지, 전남대학교 등 5ㆍ18민주화운동 주요 장소의 소리를 들려준다. 박화연 또한 구 전남도청의 광장을 전시공간에 이끌어 온다. 작가가 직접 인터뷰 하여 모아 온 5ㆍ18에 관한 광주 시민의 기억은 한 글자 한 글자 이미지화 되어 흐르고, 사람들의 기억이 모인 곳은 곧 광장이 된다. 마지막으로 서다솜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각기 다른 항쟁의 참여방식을 다루며 베니스 전시장의 관람객을 광주로 초대한다.
특히 (재)광주비엔날레는 해외문화홍보원, 이탈리아 한국문화원과 함께 공동으로 전시연계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강 작가와 로마 사 피엔차 대학교 쥬세 피나 데 니콜라(Giuseppina De nicola) 교수가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와 도슨트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전시연계프로그램은 이탈리아 베니스를 중심으로 한국 동시대 미술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5ㆍ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2020년 시작된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은 타이베이, 서울, 쾰른, 광주에서 진행되었으며 이번에는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많은 세계 관람객에게 5ㆍ18의 유산을 전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1994년 창설된 이래 열세 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미술사에 크나큰 기여를 해 온 광주비엔날레가 창설 정신을 되새기며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5ㆍ18민주화운동 특별전을 선보인다”며 “5ㆍ18을 매개로 국제 사회가 공감하고 연대하며 예술의 사회적 실천이 생성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광주비엔날레 전시부 (062)608-4230